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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두테르테 “미군 협정 종료”에 트럼프 “많은 돈 절약될 것” 응수

등록 2020-02-13 18:02수정 2020-02-14 02:44

두테르테, 미국과의 ‘방문부대 지위협정’ 종료 통보
미군의 필리핀 일시 주둔과 양국 연합훈련 밑바탕
트럼프, “개의치 않는다”…미 국방은 연장 협상 시사
두테르테 대통령. 연합뉴스
두테르테 대통령.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의 ‘방문부대 지위협정’(VFA) 종료를 통보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료해도 좋다’고 응수했다. 미국-필리핀 연합훈련의 근거가 되는 이 협정이 종료되면, 미-중 대결을 겨냥한 동아시아에서 미군 전력 전개의 중요한 거점이 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두테르테 대통령의 협정 종료 통보에 대해 “나는 정말로 개의치 않는다”며 “많은 돈을 절약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필리핀의 이슬람국가(IS) 전투에 미국이 도움을 줬다며 두테르테와는 “아주 좋은 관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자”고 덧붙였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11일 필리핀에서 미군의 순환 및 일시적 주둔과 연합훈련을 허용하는 ‘방문부대 지위협정’의 종료를 발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부터 미-필리핀 군사동맹의 종료를 주장하며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증진을 모색해왔다. 두테르테의 이번 결정은 자신의 주장을 현실화하는 것이기는 하나, 최근 불거진 양국 갈등을 놓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직접적 계기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수행한 전 경찰 총수에 대해 미국이 비자를 취소한 게 발단이 됐다. 미국은 두테르테의 마약과 전쟁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번 비자 결정 취소를 내렸다. 두테르테는 미국에 비자 취소를 철회하라고 한달간의 시간을 줬으나, 미국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두테르테는 지난 10일 연설에서 미국이 체포된 야당 상원의원 레일라 드 리마의 석방 요구 등으로 필리핀 내정에 간섭한다며 비난하며 “미국은 아주 무례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국 간 협정에 따라 필리핀이 미국에 협정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180일간은 효력을 유지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과는 달리 미 국방부와 국무부 쪽은 협정의 존속을 모색하고 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180일이 남았다”며 “깊은숨을 들이키고 우리가 일해야 할 과정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해, 필리핀 쪽과 연장 협상을 벌일 것임을 시사했다.

필리핀은 1980년대 후반 마르코스 독재정권이 붕괴된 뒤 클라크 공군기지 및 수빅만 해군기지 등 자국 내의 미군 기지를 반환받고는 미군을 철수시켰다. 하지만, 필리핀은 미국과 지난 1998년 방문부대 지위협정을 시작으로 일련의 안보협정을 새로 맺으면서, 미군 병력 및 그 시설과 장비들을 주둔시켜 왔다. 이 협정은 대규모 미군 병력 및 군함, 전투기의 필리핀 방문을 허용해 필리핀군과의 공동군사훈련을 가능케 하고 있다.

또, 양국은 2014년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맺어, 필리핀에서 미군의 장기주둔 및 주둔 시설 건설을 허용했다.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1951년에 맺은 상호방위조약이 문서 상으로는 아직 존속한다. 방문부대 지위협정이 종료되면, 방위협력확대협정뿐만 아니라 상호방위조약이 사실상 사문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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