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샤카파트남의 엘지폴리머스 인디아 공장 앞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발생한 사고로 최소 11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입원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인도 남부의 엘지(LG)화학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유출 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 중 1명이 숨지면서 이번 사고의 사망자가 12명으로 늘었다. 현지 경찰은 엘지 폴리머스를 과실 치사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7일(현지시각) 새벽 인도 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해안 도시 비샤카파트남에 있는 ‘엘지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유출돼, 당일 11명이 죽고 1천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인디아 투데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8일 “오후에 입원환자가 120여명으로 줄었고, 중태였던 20여명의 상태도 안정적인 것으로 안다”는 현지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이 사고로 공장 인근 3㎞ 안 주민들이 두통과 눈이 타는 듯한 고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인도 당국은 이 지역 주민 3천여명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인도 방송은 의식을 잃고 길가에 누워 있는 주민 등을 보여주며, 가스가 지역을 덮치자 주민들이 어둠 속에서 패닉에 빠졌다고 전했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언론은 8일 “경찰이 과실 치사 등 혐의로 엘지 폴리머스를 입건했다”고 전했다. 가스 유출은 7일 새벽 2시30분께 폴리스티렌(PS) 수지를 생산하는 엘지 폴리머스 인디아 공장에서 발생했다. 인도 당국은 공장 인근 마을에 대피령을 내리고 현장에 소방차 등 구조대와 경찰을 파견해 조사 중이다. <로이터>는 2차 누출로 주민들이 추가로 대피했다고 보도했으나, 엘지화학은 보도자료를 내어 “2차 누출이 아니며 탱크 내 온도 상승 우려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주민 대피를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비샤카파트남시 관계자는 “사고 보고서를 보면, 7일 새벽 2시반께 공장 플랜트에서 피브이시(PVC·폴리염화비닐) 가스, 혹은 스티렌 가스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티렌은 폴리스티렌 등 화학제품의 원료로, 고농도 스티렌에 노출되면 신경계가 자극받아 호흡곤란, 어지럼증, 구역질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장 관계자는 탱크 안 스티렌에 열이 가해져 자연 화학반응을 거친 뒤 가스로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는 1984년 보팔 지역의 미국 살충제 회사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유출돼 3700여명이 숨지는 최악의 사고를 겪은 바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국가재난관리국(NDMA)과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사고 지역의 구조 상황 점검에 나섰다.
엘지화학은 힌두스탄 폴리머스 공장을 인수해, 1997년 엘지폴리머스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66만㎡ 규모의 이 공장 직원 수는 300여명이다.
최현준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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