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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미얀마 유혈사태 악화일로…시위대 4명 사망·100여명 부상

등록 2021-02-21 22:56수정 2021-02-22 10:24

19일 1명, 20일 3명 숨져…570여명 마구잡이 체포
페이스북, “폭력 조장” 군정 홍보 매체 삭제
미얀마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숨진 20대 여성 카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이 군부독재에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세손가락을 펴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숨진 20대 여성 카인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이 군부독재에 복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세손가락을 펴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최근 군경의 무차별 총격에 4명이 목숨을 잃고 수 십명이 부상하면서 유혈 사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 사회의 제재 움직임은 물론 폭력진압 비판에도 군정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날 밤 현재 최소 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3명은 쿠데타 규탄 시위 참가자들이고, 한 명은 자경단원이다.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 도중 경찰 실탄에 머리를 맞고 뇌사 상태에 빠졌던 한 명이 지난 19일 결국 숨졌다. 쿠데타 이후 처음 발생한 시위 참가자의 사망이었다.

주말인 20일에는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실탄 등을발포, 최소 2명이 숨지고 수 십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밤에는 최대 도시 양곤에서 민간 자경단 한 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양곤 등 주요 도시에서는 군경이 쿠데타 반대 인사들을 야간에 납치하는 사례가 빈발하자, 주민들이 자경단을 구성해 이를 막고 있다. 로이터 통신도 미얀마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 경찰이 이 자경단을 쏴 숨지게 했다고 전했다.

특히 만달레이에서는 1일 쿠데타 이후 시위대와 시민불복종 운동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군경의 폭력 진압이 최소 7차례 진행됐으며, 임신부를 포함해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군정은 또 시민불복종 운동 및 시위 참여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을 내렸던 6명 중 한 명인 배우 루 민도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까지 569명이 군정에 의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군부 매체는 첫 희생자인 먀 뚜웨뚜웨 카인의 머리에서 발견된 총알은 경찰이 사용하는 총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서, 그의 죽음에 군경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이라와디가 전했다.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는 카인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시민들이 차와 오토바이 등에 탄 채 카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유혈 탄압 속에서 미얀마 국민은 전세계를 향해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북부 까친주 미치나에서는 젊은이들이 이라와디 강변 모래둑에 '우리는 인권을 잃었다'(We Lost Human Rights)라는 대형 문구를 적었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양곤의 유엔 사무소 앞에서도 시위대가 유엔의 개입을 촉구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은 SNS에 "물대포, 고무탄에 이어 평화적인 시위대에 군대가 대놓고 총을 쏜다. 이런 광기는 당장 끝나야 한다"고 비난했다.

페이스북은 이와 관련, 군사정부 홍보 매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고 밝혔다고 외신이 전했다. 페이스북은 성명에서 "군정의 홍보매체 페이지가 폭력을 선동하고 위해를 끼치는 행동을 금지하는 페이스북의 방침을 반복해서 어겼다"고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유혈 탄압 속에서도 양곤 등 곳곳에서는 16일째 쿠데타 항의 시위가 진행됐다. 만달레이에서는 전날 2명이 군경 총에 맞아 숨진 비극에도 불구하고 의대 학생 등 수 만명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 및 유혈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북부 샨주의 유명 관광지 인레 호수에서도 수 천명의 시위대가 보트를 타고 시위에 동참했다.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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