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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미얀마 정치인들, 소수민족까지 규합해 반군부 대안정부 수립

등록 2021-03-14 16:39수정 2021-03-15 02:34

쿠데타로 축출된 의원들 중심 연방대표위 구성
만 윈 카잉 탄 부통령 대행, 군부 타도 ‘혁명’ 촉구
무장투쟁 소수민족과 연대한 ‘연방민주주의’ 표방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결성한 연방대표위에 의해 부통령 대행으로 임명된 만 윈 카잉 탄 전 상원 의장. <미얀마 타임스> 갈무리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결성한 연방대표위에 의해 부통령 대행으로 임명된 만 윈 카잉 탄 전 상원 의장. <미얀마 타임스> 갈무리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민간 정치인들이 대안정부 수립을 발표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구했다. 반군부 ‘혁명’을 표방하는 임시정부 성격의 이 대안정부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미얀마 사태 해결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안정부의 부통령 직무대행인 만 윈 카잉 탄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진 첫 대중연설에서, 군사정권을 타도하는 ‘혁명’을 수행하겠다며,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CRPH)에 대한 국내외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금은 이 나라의 가장 어두운 순간이자 새벽이 다가온 순간”이라며 군부독재를 타도하고 연방 민주주의를 구현하자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연방의원들은 지난주 연방의회 대표 위원회를 구성하고, 만 윈 카잉 탄 전 연방의회 상원 의장을 부통령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그를 비롯해 집권여당인 민족민주동맹(NLD) 소속 의원들은 군부를 피해 도피 중인 상태에서 연방대표위를 결성했다.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만 윈 카잉 탄 부통령 대행은 성명에서 “이 혁명은 수십년 동안 다양한 형태의 억압에 고통받아온 모든 민족 형제들이 정말로 희구하는 연방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노력을 합치는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연방대표위가 필요한 법들을 제정할 것”이라며, 임시 국민행정팀에 의해 공공행정이 처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 윈 카잉 탄의 발언은 군부에 의해 탄압받았을 뿐만 아니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간정부에서도 홀대받은 소수민족에게 “반군부 투쟁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한 것과 다름없다. 실제로 외신은 대안정부가 무장투쟁으로 단련된 소수민족들에게 반군부독재 연합전선을 펴자는 본격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한다. 연방대표위도 주요 소수민족 무장단체 대표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족민주동맹 소속으로 하원과 상원 의장을 잇따라 지낸 만 윈 카잉 탄 역시 미얀마 최대 소수민족의 하나인 카렌족 출신이다. 만 윈 카잉 탄의 성명이 발표된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당신은 우리의 희망이다. 우리 모두는 당신과 함께한다” 등 지지글 수천개가 달렸다.

미얀마는 다수민족인 버마족이 인구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나, 나머지 135개 소수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 연방국가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건국한 이후 버마족 중심의 중앙집권적 통치로 소수민족들이 반발하며, 내전 상태가 이어졌다. 카친족, 카렌족 등 소수민족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부터 자치와 독립을 위한 무장투쟁을 벌여왔고, 이를 진압하던 군부로 권력이 집중됐다. 미얀마의 소수민족 문제는 군부가 60년 동안 권력을 유지한 배경이 됐다. 오랜 가택연금 기간 내내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다가 집권한 아웅산 수치 정부마저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을 지지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민족민주동맹이 소수민족까지 규합해 반군부 혁명을 선언하자, 군부는 연방대표위 자체가 불법이라고 선포하고 나섰다. 또 이와 접촉하는 어떤 이들도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반역죄 혐의를 받을 것이라고 공포했다. 만 윈 카잉 탄의 성명이 나온 13일에도 미얀마 전역에서는 반군부 시위가 벌어져, 최소 12명이 군부의 무력진압으로 숨졌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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