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민 라셰트 독일 기민당 대표(왼쪽)이 21일 차기 총선을 겨냥한 새로운 당 강령은 발표한 뒤 자매정당인 기사당의 마르쿠스 죄더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기민당)이 대중국 정책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내놓은 새로운 당 강령과 차기 지도부 간 인식 격차가 도드라져 보인다.
22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의 보도를 종합하면, 기민당은 전날 자매 정당인 기독사회당(CSU·기사당)과 함께 통과시킨 139쪽 분량의 당 강령에서 “강력한 힘과 단합을 바탕으로 중국의 부상에 대처해야 한다. 대서양 동맹국과 긴밀한 협의 및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령은 “중국은 기존 국제질서를 자국 의도에 따라 변경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으며, 이를 추진할 만한 힘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중국은 외교·안보 정책에서 독일이 직면한 최대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또 “독일은 보편적 인권 보호를 위해 지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권위주의 국가의 어떠한 도전에도 명확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입장은 협력을 강조하며 신중한 행보를 보여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의 대중국 정책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실제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는 같은 날 <파이낸셜 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독일과 중국의 관계는 강력한 상업적 이해관계로 연계돼 있다”며, 새로운 당 강령과 달리 차기 정부에서도 기존 대중국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공개적으로 특정 국가의 인권 상황에 대해 강력하고 공세적으로 발언을 한다고 해서 실제 그 나라의 인권 상황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중국은 유럽과 다른 사회 제도가 있으며, 동시에 특히 기후변화 문제 등과 관련해선 동반자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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