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우이판). AP 연합뉴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인 크리스(중국명 우이판)가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다.
17일 <신경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베이징시 차오양구 인민검찰원은 전날 밤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법에 따른 수사 결과를 토대로 용의자 우○판의 강간죄 혐의 체포를 비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말 경찰에 체포된 이후 구금 상태로 수사를 받아온 크리스를 검찰이 정식으로 구속했다는 뜻이다.
크리스를 둘러싼 성폭력 의혹은 지난달 18일 그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왕홍’(인터넷 스타) 두메이주(18)가 소셜미디어와 연예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크리스가 성관계를 위해 많은 여성을 유혹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자신을 포함해 “피해자가 적어도 8명이 넘고, 이 가운데 미성년자도 2명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애초 크리스는 “범죄가 밝혀지면 내 발로 감옥에 갈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베이징시 공안국은 수사 결과 혐의사실이 입증되자 지난달 31일 그를 체포한 바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중국에서 강간죄는 통상 징역 3년~10년형을 선고받지만, 죄질에 따라 가중 처벌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중국 검찰이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인 크리스(중국명 우이판)를 성폭행 혐의로 구속했다는 소식이 17일 중국 포털 바이두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누리집 갈무리
중국계 캐나다인 래퍼 겸 가수인 크리스는 지난 2012년 한국에서 엑소의 일원으로 데뷔했다가, 2014년 전속 계약 무효소송을 통해 탈퇴한 뒤 중국으로 근거지를 옮겨 가수 겸 모델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성범죄 의혹이 불거진 직후 루이비통·포르쉐 등 대형 광고주들이 줄줄이 그가 등장하는 광고를 내리거나 아예 계약을 취소했고, 그의 팬클럽 등 관련 소셜미디어 계정 1천여개도 삭제됐다.
중국 공연업협회는 전날 ‘탈선의 댓가’란 제목의 성명을 내어 “우이판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폭로된 이후 대중의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법률과 기율을 무시하고, 제 멋대로 행동하며, 금전 만능주의에 찌든 ‘스타’였다”며 “연예인과 기획사는 이번 사건을 통해 문화예술 종사자는 ‘공인’으로서 반드시 법률 의식을 높이고 도덕적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교훈으로 새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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