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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마윈이 ‘젊음의 특권’이라던 ‘996 노동제’…중 당국 “위법”

등록 2021-08-27 16:59수정 2021-08-27 17:11

오전 9시 출근, 저녁 9시 퇴근, 주 6일제
인사부·최고인민법원 사례집서 ‘위법’
자발적 초과근로수당 포기 각서도 무효
노동권 보장…자발적 권리 찾기는 불허
지난 17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배달 노동자가 스쿠터에 기댄 채 주문을 기다리며 쉬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지난 17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배달 노동자가 스쿠터에 기댄 채 주문을 기다리며 쉬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샤오장은 지난해 6월 한 택배회사에 취직했다. 근로계약에 따라 실습기간 3개월 동안 월급 8천위안(약 144만원)을 받기로 했다. 회사 쪽은 △오전 9시 출근 △저녁 9시 퇴근 △주 6일제 노동을 요구했다. 이른바 ‘996 노동제’다.

두달 뒤 샤오장은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한다며 연장노동을 거부했다. 회사는 근로계약 위반을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샤오장은 노동쟁의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요구했고, 위원회는 업체 쪽이 노동법을 위반했다며 8천위안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중국 당국이 정보통신(IT)·택배 업계 등에 만연한 과도한 초과노동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동부유’를 내걸고 최근 잇따르고 있는 ‘노동권’ 보장 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보인다.

27일 <중국청년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와 최고인민법원은 최근 펴낸 ‘노동인사쟁의사례집 2판’에서 996 노동제를 ‘위법’으로 규정했다. 사례집은 “기업은 생산·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노조 및 노동자와 협의를 거쳐 연장 노동을 하더라도 하루 1시간 이상 초과해선 안되며, 특별한 사유로 장시간 근무하는 경우라도 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하루 3시간, 월간 36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996 노동제가 불법이란 점은 기업 쪽도 잘 알고 있다. 신문은 “일부 기업은 신입사원 입사 때 근로계약서 외에 ‘자발적 초과근로 수당 포기 각서’를 강요하기도 한다”며 “최고인민법원 쪽은 이 또한 불법이며, 퇴사 시 미지급분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은 지난 2019년 4월 사내 행사에서 “996을 해보지 않은 인생이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느냐. 젊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고 주장해 중국 사회에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존경받던 기업인이 결국 자본가의 본색을 드러냈다”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최근 잇따라 내놓고 있는 노동자 권익 보호 정책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국무원 등은 메이퇀 등 택배 업체에 배달노동자 처우 개선과 사회보험 가입 의무화 등을 주문했고, 디디추싱 등 차량 공유 기업에 대해선 기사에게 과도하게 부과한 ‘사납금’ 구조 개편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중국 유일의 합법 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이하 총공회)도 휴대전화 앱 등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의 조직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베이징의 이롄노동법센터가 실시한 설문 결과, 하루 노동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28%에 달했다.

반면 노동자들의 ‘자발적 권리 찾기’는 여전히 제약이 심하다. 동료 노동자 조직화에 앞장섰던 베이징의 배달 노동자 천궈장(31)이 지난 2월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그는 주로 공안사범에게 쓰는 표현인 “싸움을 걸고, 문제를 일으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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