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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쓰레기 같은 선거” 사상 최저 투표율 기록한 마카오, 홍콩의 미래?

등록 2021-09-14 13:34수정 2021-09-14 13:36

12일 마카오 입법의원 선거 투표율 42.38%
지난 1999년 중국 반환 뒤 역대 최저 기록
범민주 진영 인사 출마자격 박탈이 결정적
오는 12월 홍콩 입법의원 선거 ‘전조’일까?
마카오 시민들이 12일 입법의원 선거를 하고 있다. 범민주 진영의 참여가 배제된 탓에 투표율은 사상 최저 수준인 42.38%에 그쳤다. 마카오 정부 제공
마카오 시민들이 12일 입법의원 선거를 하고 있다. 범민주 진영의 참여가 배제된 탓에 투표율은 사상 최저 수준인 42.38%에 그쳤다. 마카오 정부 제공

범민주 진영의 참여가 배제된 채 치러진 마카오 입법의원 선거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두차례 연기 끝에 12월 치러지는 홍콩 입법의원 선거의 ‘우울한 전조’란 지적이 나온다.

14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2일 치러진 마카오 입법의원 선거 투표율이 42.38%을 기록했다. 전체 등록 유권자 32만3907명 가운데 실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13만7281명에 그쳤다. 신문은 “지난 2017년 입법의원 선거 당시 투표율은 57.22%를 기록한 바 있다”며 “이번 투표율은 지난 1999년 마카오의 중국 반환 이후 최저 기록”이라고 전했다.

마카오 당국은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으로 태풍 등 기상 악화와 코로나19 등을 꼽았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범민주 진영 인사 21명의 출마자격을 박탈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번 선거에선 지난 2017년 선거 때 944건에 그쳤던 빈 투표용지가 3141건이나 나왔으며, 고의성 있는 무효표도 1300건에서 2082건으로 늘었다. 신문은 “일부 투표용지에선 ‘쓰레기 같은 선거’ 등 욕설이 섞인 낙서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마카오 입법의원 선거 결과는 범민주 진영의 선거 참여를 사실상 배제하는 쪽으로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오는 12월19일 치러지는 홍콩 입법의원 선거 때도 고스란히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3월 말 △선거위원회 정수 1500명으로 확대 △입법회 의석 확대(70석→90석) 및 지역구 의석 축소(35석→20석) △선거위 입법의원 40명 지명 등을 뼈대로 하는 홍콩 선거제도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특히 입법의원 후보자를 심사하는 ‘후보자 자격 심사위원회’(심사위)가 신설돼, 출마 예정자의 ‘애국심’과 ‘준법정신’ 등을 평가해 출마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범민주 진영 후보자의 출마 자체를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더구나 홍콩 범민주 진영 정치인 상당수는 이미 투옥된 상태다. 홍콩 공안당국은 애초 지난해 9월로 예정됐던 입법의원 선거에 앞서 범민주 진영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 지난해 7월 자체 실시한 경선을 ‘체제 전복’ 음모로 규정하고, 지난 2월 말 당시 경선에 참여한 47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기소한 바 있다. 이들 대부분이 입법의원 선거 출마 예정자였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전문가의 말을 따 “재야세력의 선거 참여가 금지됐다는 점에서 홍콩과 마카오의 상황은 거의 똑같다”며 “야권 지지자로선 투표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는 셈이어서, 12월 홍콩 입법의원 선거 때도 투표율은 낮고 빈 투표용지와 고의성 무효표가 늘어나는 등 마카오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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