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 상공에서 오는 10일 열리는 국경절(쌍십절) 기념행사 연습에 나선 군용 헬기가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를 펼친 채 비행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무력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10월 들어 세차례나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며 나흘 연속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는 한편 관영매체를 동원해 위협의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5일 대만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전날 낮 중국군 젠(J)-16 전투기 34대와 수호이(SU)-30 전투기 2대, 윈(Y)-8 대잠 초계기 2대, 쿵징(KJ)-500 조기경보기 2대, 훙(H)-6 폭격기 12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이어 야간에도 젠-16 전투기 4대가 추가로 동원되면서, 이날에만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모두 56대까지 늘었다. 지난해 9월 대만 국방부가 관련 자료를 공개한 이후 하루 최대 규모다.
앞서 중국은 자국 국경절인 지난 1일 군용기 38대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데 이어, 2일과 3일에도 각각 군용기 39대와 16대를 동원해 공중 무력 시위를 이어왔다. 이달 들어 나흘 동안에만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중국군 군용기는 모두 149대에 이른다.
중국은 대만을 겨냥한 무력 시위를 중단하라는 미국 쪽 주장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성명을 내어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며, 미국은 이에 대해 왈가왈부할 권리가 없다”며 “미국 쪽 주장은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만 독립 시도는 출구가 없는 막다른 길로 들어서는 꼴”이라며 “중국은 어떤 대만 독립 시도도 단호히 짓뭉개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3일 “대만 인근에서 중국이 벌이고 있는 군사적 도발로 불안감과 오판 위험이 높아지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며 “도발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대만 방공식별구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훈련’은 중국군이 이 일대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분리독립 세력과 이들을 지원하는 외부세력을 겨냥한 강력한 경고”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는 5일치 평론에서 “미국과 대만이 불장난을 지속하며 상황 반전을 위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대만 독립’ 분쇄를 위해 군사적 수단을 통한 ‘징벌’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이같은 경고가 단순한 위협이 아니란 점을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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