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8일(현지시각)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앵커리지/AFP 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7일(현지시각)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한 현상 유지가 미국의 정책 목표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시엔엔>(CNN) 방송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만의 현상을 유지하는 것은 대만과 중국은 물론 미국에도 이익이 되며, 지역 평화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고, 대만관계법을 준수하는 한편 어떤 형태의 일방적 현상 변경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중국의 행동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흔들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한다”며 “미국이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은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며, 따라서 기존 현상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수교로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직후인 1979년 4월 미 의회가 통과시킨 ‘대만 관계법’은 “대만이 자기 방어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유사시 무장 개입과 관련해선 구체적 언급 없이 “평화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대만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어떤 시도도 미국은 깊이 우려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대규모 사이버 공격 등 중국이 군사침공 직전 상황까지 나아간다면 대만 관계법에 따라 미국이 지원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관계법에 따라 미국은 대만 방어를 위한 지원을 해야 한다”며 “대만이 스스로 평화와 안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오랜 기간 의무를 다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목표는 전면적인 침공이든 아니든 간에 일방적인 현상변경이 이뤄지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라며 “억지와 외교적 노력을 통해 그런 상황을 피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 대중국 정책의 목표를 묻자 “과거엔 미국의 정책을 통해 중국의 근본적 변화를 불러오는 것이 목표였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다르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국 봉쇄도 새로운 냉전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목표는 미국과 동맹국, 우방국과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국가의 가치와 이익에 도움이 되는 국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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