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중국 동부 산둥성 칭저우에서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한 시민이 스쿠터를 타고 텅빈 거리를 지나고 있다. 칭저우/AFP 연합뉴스
‘입동 주말’ 중국 대부분 지역을 강타한 때이른 한파와 폭설이 북부와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위세를 부리고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된 지역에 내린 눈까지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8일 인터넷 매체 <펑파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9일 오전 8시까지 네이멍구자치구 동남부와 랴오닝성 서북부, 지린성 서부와 남부, 헤이룽장성 중부와 서남부 일대에서 폭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 당국은 “이들 대부분 지역에 새로 10~20㎝ 가량의 눈이 내리고, 일부 지역은 많게는 30~40㎝의 강설량을 보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중대 기상재해(폭설·대풍) 2급 비상대응에 나선 네이멍구 퉁랴오에선 상수도 공급 시설이 정전되면서 옛 도심 대부분 지역에 대한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폭설이 계속되면서 현지 기상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50분을 기해 폭설 적생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입동(7일)을 전후로 기온이 급강하면서 폭설이 내린 랴오닝성에선 모든 고속도로 요금소가 잠정 폐쇄됐다. 선양시 방재당국은 이날 폭설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학생과 교사의 안전을 위해 9일 유치원을 포함한 각급 학교에서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겨울철에도 비교적 온난한 기후인 남부지역에서도 주말을 기점으로 기온이 6~8도씩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2008년 중국 남부 이상 한파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관영 <환구시보>는 “장쑤성 동부와 안후이성 동남부, 상하이와 저장성, 푸젠성 중서부와 광둥성, 광시좡족자치구 동부 등지에선 기온이 평균 8~10도, 일부 지역에선 12도 이상 떨어졌다”고 전했다.
앞서 주말인 지난 6일부터 전날 오후까지 수도 베이징에선 예년 평균보다 23일이나 빠르게 비와 진눈깨비를 동반한 첫눈이 내린 뒤, 8일엔 오전 기온이 영하 2도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폭설까지 내리면서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신경보>는 베이징시 당국자의 말을 따 “감염증 예방 통제를 위해 봉쇄된 지역에 쌓인 눈의 봉쇄 지역 밖으로 옮기지 말고 현지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중국 기상당국은 “전국 90%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거주하는 약 11억8천만명이 이번 한파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차가운 날씨는 열흘 가까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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