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0월10일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한 펑솨이 관련 기사. 누리집 갈무리
중국 전직 최고 지도부의 성폭력을 폭로한 프로 테니스 선수 펑솨이(35)의 ‘미투’(Me Too) 사건에 대해 여성테니스협회(WTA)가 중국 당국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5일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여성테니스협회는 스티브 사이먼 회장 명의로 성명을 내어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우리 협회 소속 선수 펑솨이와 관련한 사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전직 고위 지도자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전면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3년 창설된 여성테니스협회는 윔블던·유에스오픈 등 4대 ‘그랜드슬램’을 포함한 여성 프로 테니스 투어대회를 주관하는 단체다.
협회는 “펑솨이를 포함한 모든 여성의 목소리는 외부로 전달돼야 하며, 검열로 삭제돼선 안 된다”며 “중국 전직 고위 인사가 연루된 성폭행 의혹은 반드시 가장 엄중한 방식으로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유명 테니스 선수 펑솨이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1기 때 중국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장가오리 전 부총리한테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장기간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로이터>는 “펑솨이의 글은 게시된 지 30분 남짓 만에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삭제됐다”며 “중국 테니스 협회 쪽은 관련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펑솨이는 윔블던(2013년)과 프랑스오픈(2014년) 등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거푸 우승을 차지한 뒤, 2014년 중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여성 테니스 복식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바 있다. 사이먼 회장은 <뉴욕타임스>에 “중국 테니스 협회를 비롯한 여러 경로를 통해 펑솨이가 신체적 위협에 처하지 않은 안전한 상태라는 점을 통보 받았다”면서도 “펑솨이가 베이징에 있다고 들었지만, 협회와 소속 선수 등 아무도 그와 직접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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