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열린 제1차 ‘경제번영 동반자 대화’의 모습.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차관 트위터 갈무리
미국과 대만의 고위급 경제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약속을 어겼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2일 “미국이 대만과 이른바 ‘제2차 경제번영 동반자 대화’(EPPD)를 열기로 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조장하지 않겠다던 최근 약속을 저버리고, 대만 독립 세력한테 또 다시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어 “대만 주재 미국협회(AIT)와 미국 주재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TECRO)가 공동 주관하는 두번째 경제번영 동반자 대화를 22일(미국 시각)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경제성장 에너지 환경 담당 차관 나서고, 대만에선 왕메이화 경제부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미국-대만 동반자 관계는 강력한 쌍방향 무역과 투자, 인적 유대, 자유와 공유하는 민주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완 외교부 쪽도 20일 “지난해 대화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엔 산업 공급망, 디지털 경제, 5세대(5G) 이동통신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안정 중국사회과학원 미국학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글로벌 타임스>에 “이번 회담은 미국-대만 간 비정부 교류가 아닌 당국 차원의 공식 행사”라며 “이는 미국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저버린 것이자,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독립 세력을 부추기지 않겠다던 자신의 약속을 저버린 배신 행위”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첫 경제번영 동반자 대화에서 미국과 대만은 향후 5년간 보다 긴밀한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신문에 “미국이 대만과 다양한 차원에서 경제적 연계를 확대하려는 것은 자국 경제 활성화와 함께 중국 경제 발전을 가로막기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다른 전문가의 말을 따 “이번 회담에서 양쪽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제 대만과 자유무역협정을 논의한다면, 이는 미-중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미국의 또 다른 ‘불장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6일 열린 미-중 화상 정상회담에서 “대만 당국이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고, 미국 일부 인사들은 대만을 이용해 중국 견제를 시도하면서 정세에 긴장이 조성됐다”며 “위험한 불장난을 하게 되면 결국 스스로 화상을 입기 마련”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H6s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