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중국 외교부의 발표에 따라 리투아니아 주재 중국 대사관 누리집이 대표처로 이름을 바꿨다. 누리집 갈무리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이 ‘대만 대표처’ 개설과 관련한 악화한 대중국 관계가 조만간 정상화할 것이란 낙관론을 내놓자, 중국 관영매체들이 “환상에 빠져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청년보> 등 관영매체는 28일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이 ‘중국 쪽 반응은 일시적인 것이며, 양국 관계는 조금씩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문제를 자초한 리투아니아 정치권이 여전히 현실감 없이 환상에 사로잡힌 모양새”라고 질타했다.
신문은 지난 5월 리투아니아 의회가 신장위구르 상황에 대해 ‘인종학살’로 규정한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중동부 유럽국가 협의체(CEEC)인 ‘17+1’ 탈퇴, 대만 대표처 개설 허용 등 양국 관계 악화 과정을 일일이 짚었다. 이어 지난 26일 중국 외교부가 리투아니아 주재 자국 대사관을 대표처로 격하시키고, 리투아니아 쪽에도 같은 조처를 취할 것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란드스베르기스 장관은 지난 26일 <리투아니아방송>(LRT) 등과 한 인터뷰에서 “대만 대표처 개설에 대한 중국의 반발은 익히 예상했으며, 지금까지 중국이 보인 반응은 예상보다 덜 공세적”이라며 “중국 쪽 반발은 일시적인 것이며, 시간이 가면서 양국 관계가 조금씩 정상을 되찾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5일 리투아니아 주재 중국 대사관 쪽이 비자 발급 등 영사 업무를 잠정 중단한 것과 관련해 “사전에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대사관 쪽이 밝힌 것처럼 실제 ‘기술적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선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겠지만, 선수단이 참가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 쪽이 리투아니아 선수단의 참가를 가로막는다면 강력한 국제적 반발을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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