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부가 공개한 중국군 윈(Y)-20 공중급유기 모습. EPA 연합뉴스
중국이 전략 폭격기와 최신형 공중급유기까지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 비행 궤적과 지역도 기존과 달라 눈길을 끈다.
29일 대만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중국 군용기 27대가 전날 저녁 7시30분께 대만 서남부와 동남부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이달 들어 최대 규모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1일부터 4일까지 나흘동안 군용기 149대를 투입해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바 있다. 중국 군용기는 이달 들어서도 지난 3일과 18일을 빼고 매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이날 투입된 군용기의 기종은 모두 7가지에 이른다. 중국군은 젠(J)-10, 젠-11, 젠-16 등 주력 전투기 18대와 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훙(H)-6 폭격기 5대를 투입했다. 또 쿵징(KJ)-500 조기경보기 2대와 윈(Y)-9 전자전기 1대도 동원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윈-20 공중급유기 최신 개량형까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지난해 9월 이후 사실상 정례화한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 침범할 때 대체로 서남부 쪽 특정 지점을 통과하는 ‘기역’(ㄱ) 자 형태의 비행 궤적을 보여왔다. 하지만 전날엔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해 대만과 필리핀을 가르는 바시해협을 통해 태평양까지 진출했다가 복귀하면서 완만한 ‘브이’(V)자 형태를 그렸다.
비행 궤적과 지역, 투입된 군용기 기종 변화 등으로 미뤄 중국군이 기존과 다른 목적의 훈련을 벌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그간 중국 공군은 장거리 작전 수행에 필수적인 공중급유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공중급유기가 투입된 것으로 미뤄 단거리용 전투기에 대한 공중급유 훈련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전날 타이베이에 도착한 마타스 말데이키스 리투아니아 의원을 비롯해 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발트 3국 의원단을 이날 총통부에서 만나 “대만과 발트 3국은 권위주의 통치를 끊어내고 자유를 쟁취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중앙통신>은 말데이키스 의원이 “대만에 연대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왔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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