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자 피겨스케이팅 스타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10일 베이징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러시아 여자 피겨스케이팅 스타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발리예바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던 선수이기 때문에 도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9일(현지시각) 전날 열릴 예정이었던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시상식이 연기된 이유가 “발리예바 선수가 올림픽 개막 전 한 도핑 검사에서 문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팀이 우승한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에 발리예바 선수도 참여했고 시상식은 8일 열릴 예정이었는데, 돌연 연기됐다. 러시아는 이전에 드러난 국가 차원의 조직적 도핑 스캔들로 러시아라는 국가명 대신 ‘러시아올림픽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다.
국제빙상연맹(ICU)은 시상식 연기가 “법적인 문제 때문”이라고만 밝혔다고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전했다.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국제빙상연맹(ISU)과 법적으로 논의 중인 돌발 사안”이라며 시상식 연기 이유를 구체적으로는 설명 하지 않았다. 이런 신중한 태도에 대해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발리예바가 도핑금지 규정 위반 당시 만 16살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반도핑규약에 따라 (정보공개에 관한) 보호대상자“라며 “이 때문에 도핑 위반에 관한 공개를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문제가 된 금지 약물은 트리메타지딘으로 알려졌다고 9일 보도했다. 러시아 매체 <아르비시>(RBC)는 익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발리예바 선수에게 소량의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로 흥분제로도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2014년 금지 약물 목록에 올랐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했던 러시아 여자 봅슬레이 선수 나데즈다 세르게예바가 실격 처리되는 원인이 됐으며, 중국 수영 선수 쑨양은 2014년 5월 중국선수권대회 기간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중국반도핑기구(CHINADA)가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
발리예바 선수 금지 약물 복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러시아올림픽위원회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은 취소되고 발리예바 선수가 여자 싱글에도 출전하지 못할 수 있다. 발리예바 선수는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인근 보조 링크에 코치와 함께 나타나 훈련을 했다. 러시아 빙상 연맹 대변인 올가 에르몰리나는 “국제올림픽위원회 공식 성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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