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노블 퓨전 2022’ 훈련에 참가한 미 해병 F-35A 스텔스 전투기가 일본 서남부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미 해병 전투비행단 기지 상공을 지나고 있다. 미 국방부 제공
중국 군당국이 최근 3개 해역에서 동시다발 훈련을 벌인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이 대만 인근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인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11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사령부는 동중국해 해상에서 구축함 창준(052C형)과 샤먼(0521D형), 호위함 이양(054A형) 등을 동원해 실전 대비 훈련을 벌였다. 동부전구사령부는 장쑤·저장·푸젠성 등 중국 동부 연안 지역과 대만해협 일대를 관할한다.
또 남부전구사령부는 남중국해 해상에서 보급선 웨이산후(903형)와 병원선 여우아이 등을 투입해 수색·구조 및 실탄 사격 훈련에 나섰다. 여기에 북부전구사령부도 서해에서 대규모 수색·기뢰 제거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군이 3개 해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훈련을 벌인 것은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 전날인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미-일이 진행한 ‘노블 퓨전 2022’ 훈련에 대응해, 이른바 ‘전투준비 태세’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 군사 전문 신문인 <성조지>의 9일치 보도를 보면,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필두로 미 해군과 해병 병력 1만5천여명, 자위대 병력 1천여명이 참여한 이 훈련은 공대지 타격훈련과 공대공 재급유, 해상·상륙 전투 능력 등을 점검했다. 특히 훈련 해역이 이른바 ‘제1열도선’ 부근이란 점이 눈길을 끝다.
<성조지>는 “이번 훈련은 루손 해협과 미야코 해협 일대에서 진행됐으며, 오키나와와 동중국해도 훈련 지역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루손 해협은 필리핀 북부와 대만 서남부에, 미야코 해협은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훈련 반경의 한 가운데에 대만이 있다는 뜻이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전문가의 말을 따 “미국과 일본은 ‘올림픽 휴전’으로 평화 분위기를 만들어내야 할 베이징 겨울올림픽 기간임에도 군사훈련을 실시해 긴장을 조성했다”고 전했다. 중국 쪽은 전날 젠-16 전투기 8개와 윈-8 전자전기·대잠기·정찰기 각 1대 등 공군기 11대를 투입해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를 침범했다. 올림픽이 개막한 지난 4일 이후 5번째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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