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목표치보다 하향 조정한 “5.5% 안팎”으로 제시했다. 반면 국방 예산은 2019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인 7.1% 증액으로 책정했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한 업무보고를 통해 이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밝혔다고 관영 <신화 통신>이 전했다. 이 목표치는 시장 예상보다 높지만, 중국 정부가 제시했던 경제성장률 목표치 중에는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0~2002년, 지난 2020년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았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91년 이후 중국 정부가 제시했던 경제성장률 목표치 중 6% 미만은 없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전인대 때는 “6% 이상” 경제성장 목표치를 제시한 뒤 8.1%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고 이후 발표했다. 중국 경제는 올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강력한 방역 정책으로 인한 소비 정체 그리고 ‘헝다’ 등 부동산 기업 채무 과다 문제 등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다. 리 총리는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중국 경제는 하방 압력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며, 반드시 장기적으로 안정적 발전을 할 것”이라며 “안정”을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가을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국가주석 3연임을 앞둔 만큼, 중국 정부가 국내외적으로 ‘안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전인대 개막 전부터 나왔다.
이날 중국 재정부가 전인대에 보고한 올해 예산안을 보면, 국방비는 지난해 대비 7.1% 늘어난 1조4504억5천만위안(약 279조원)이다. 지난 2019년(7.5% 증가) 이후 3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며,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하면서도 국방 예산은 증가했는데, 이는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리 총리는 “외부환경이 복잡하고 엄중하다”고 말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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