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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공장건설 러시..기술유출 논란 확산

등록 2006-03-03 19:51수정 2006-03-04 02:35

“공장 옮기다 핵심기술 옮길라”
“막연한 기우…투자 말란건가”
최근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에 공장을 지으면서 기술유출 논란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동종 업계로 ‘기술유출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막연한 기우’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기술유출 시비는 특히 한국 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자와 조선 분야에서 거세다.

현재 전자업계에서 중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하이닉스반도체다. 하이닉스가 올해 1조3천억원을 투입해 중국 장쑤성 우시에 짓고 있는 반도체공장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다음달 지름 200㎜ 웨이퍼(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드는 실리콘 원판)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올 연말부터는 300㎜ 웨이퍼 생산공장도 돌릴 계획이다.

경쟁사에서 우려하는 것은 최첨단 기술이 들어가는 300㎜ 웨이퍼 공장이다. 300㎜ 웨이퍼는 200㎜에 비해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아, 핵심기술이 넘어갈 경우 현재 3, 4년 정도인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1, 2년으로 좁혀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뿐 아니라 휴대전화와 엘시디 등의 관련기술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생산 전공정이 노출되는 첨단 반도체공장은 부메랑이 돼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국내 중견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대거 중국으로 몰려갔다가 기술만 내어주고 돌아선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이닉스 1조3천억원 투입
조선업계도 생산기지 증설

그러나 하이닉스 쪽은 지나친 기우라고 반박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연구개발(R&D) 부문이 빠져나간다면 모를까 막연하게 생산공장이 나간다고 해서 기술유출을 문제삼는 것은 음해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문한 동양증권 연구원(반도체담당)은 “기본적으로 기업은 초과이윤을 얻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시장 논리로만 보면 하이닉스가 아니라 누구라도 중국에 뛰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유출을 빌미로 기업 투자를 문제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하이닉스의 투자를 전제로 공장 터를 제공하고 10억달러의 대출 보증까지 서 준 상황이어서, 첨단기술 이전에 대한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국외 진출이 활발한 조선업계도 기술유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중국에 조선용 블록공장을 증설하거나 신설할 예정이고, 현대중공업도 상하이의 현지법인을 발판삼아 중국 진출을 꾀하는 중이다. 조선업체들은 중국에 대형 조선소를 지어 직접 배를 만드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세계 해운경기 호황으로 3년치 이상의 물량을 쌓아두고 있는 조선업체들로서는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도크를 운영하는 능력과 공정과정, 건조 경험 등이 중요시되는 조선업의 특성상 일부 기술유출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중국 조선업의 성장 속도로 봐서는 그렇게 위협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느끼는 중국의 기술추격 속도는 빠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300개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국의 기술추격과 대응실태’에 대해 조사했더니, 기술발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중국이 더 빠르다는 응답이 87%로 압도적이었다. 손세원 대한상의 경영조사팀장은 “기업들은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중국진출 과정에서의 기술유출’(35%)을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며 “기술유출 방지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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