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 반해 이석한 정황 담긴 영상 확산
검열불구 중국인들도 관심
검열불구 중국인들도 관심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 도중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갑자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후진타오가 서류를 돌려달라는 듯 리잔수의 손을 툭툭 치면서 후진타오와 리잔수가 미묘한 실랑이를 벌이는 듯한 모습이 이어졌다. 이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시진핑 주석은 그제야 경호 담당자를 불러 무엇인가를 지지했다. 정황상 후진타오의 퇴장을 도와주라는 취지로 추정됐다.
영상 속의 후진타오는 과거에 비해 크게 쇠약해진 모습이었기에 건강 문제 때문에 이석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가 설득력이 없어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인 후진타오의 의사에 반해 그를 이석시킨 정황 또한 분명해지면서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당 대회를 거쳐 드러난 인사에서 ‘리틀 후’로 불린 후춘화 부총리의 중앙 정치국 위원 탈락 등 후진타오의 정치적 배경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가 몰락하고 후진타오의 아들인 후하이펑 저장성 리수이시 당 서기가 205명의 중앙위원은 물론 171명의 후보 중앙위원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황은 여러 정치적 추측에 기름을 붓는 요인이다.
후진타오가 인사안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강제로 퇴장을 시킨 것으로 판단할 근거는 부족하지만. 시 주석으로의 권력 집중 및 강화가 이뤄지는 시점에 발생한 이번 상황이 워낙 극적이고 상징적이다 보니 중국 권부 내 ‘파워 게임’과 관련한 추측이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후진타오 관련 내용은 철저히 검열되고 있지만, 중국인 사이에서도 이 사안은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전 최고지도자였던 후진타오가 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반강제로 자리를 떠나는 모습에 ‘측은지심’과 함께, ‘너무 했다’는 등의 분노 섞인 반응이 적지 않은 것이다.
한편, 24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왕원빈 대변인은 “이는 외교 사안이 아니다”며 “신화 기자가 관련 소식을 올렸으니 관심이 있으면 찾아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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