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무역 갈등 우려…‘수입 유인책’ 곧 발표
“2007년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과도한 무역흑자를 줄이는 것이다.”
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이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서 강조한 발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중국 수출을 진흥시키는 데 역점을 두었던 기관 수장의 발언으로는 이례적”이라면서 중국 지도부가 무역흑자를 줄이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지난주 중국 상무부는 2006년 무역흑자액이 1774억달러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보시라이 장관은 “증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올해 무역흑자는 3천억달러가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경제 문제가 정치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과도한 무역흑자는 중국의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에너지를 많이 쓰면서 부가가치가 크지 않은 제품의 수출을 단호히 줄여나가겠다”고 했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선 규제 완화나 세제·금융 유인책도 발표할 계획이다.
중국이 무역흑자로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인플레다. 현금이 넘쳐나면서 현재 1.9%로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물가가 들썩거릴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말 중국의 외환보유고도 1년 전에 비해 30.22% 늘어난 1조663억달러에 달했다.
무역흑자는 또 유럽연합과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유발시키고 있다. 두 거대 경제권은 불어나는 무역흑자액을 들어 중국에 위안화 환율 정책의 유연화, 추가적인 시장 개방 조처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이런 의지에도 불구하고 무역흑자 증가세는 한동안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판강 중국 국가경제리서치연구소장은 “무역흑자 구조를 손보는 데 적어도 2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올해도 수출 증가율이 수입을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흑자액은 늘겠지만,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상무부도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중국은 여전히 다국적기업들이 투자처로 꼽는 곳”이라며 “중국의 무역흑자와 높은 수출 의존도는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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