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환보유고 변동
1분기 급증…선물매도 청산 탓 분석도
중국의 외환보유고 증가율이 가파르다.
중국 중앙은행은 12일 자국의 외환보유고가 지난 1분기에 1357억달러(약 126조원) 늘어나 지난달 말 기준으로 1조202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증가분은 지난해 늘어난 2473억달러의 50%가 넘는 액수다.
지난 1분기 중국의 무역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는 464억달러와 159억달러였다. 하지만 이는 전체 증가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나머지 증가분 733억달러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가 세계 제4위 경제 대국의 금융시스템 작동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은 이날 재정지표 보고서를 내놓은 자리에서 외환보유고 증가와 관련한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투자 이득이나 환율 절상 효과로 인한 증가분은 100억~200억달러에 불과하다면서, 그 나머지 500억~600억달러가 은밀히 중국 국경을 넘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장부외 금융거래 △회계 눈속임 등을 거론한 뒤, 가장 개연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중국은행들이 대거 환스왑 청산에 나섰을 가능성이라고 분석했다. 환스왑은 환율 변동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현물 시장에서 외환을 사들이면서 동시에 선물시장에서 외환을 파는 등 정반대로 거래를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홍콩 사무소의 이코노미스트 왕칭은 “중국 은행들은 환스왑을 통해 지난해 하반기에 돈을 외국으로 내보낸 뒤 올 전반기에 되돌려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런 설명은 대출 여력이 충분한 중국 은행들의 올 1분기 위안화 대출이 크게 늘어난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 올 1분기 위안화 대출액 1조4200억위안(약 171조원)은 지난해 전체 대출액 3조1800억위안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신문은 환스왑 청산이 원인이라면 중국 거시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다른 방식의 자금 유입이 있었다면 중국 경제의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전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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