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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이번엔 식료품값 폭등 비상

등록 2007-05-28 18:23수정 2007-05-29 01:43

돼지고기 달걀 값 급등, 곡물값도 상승세
불량품 기승 심화 우려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중국에서 이번엔 식료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동안 주식투자 광풍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던 중국 관영매체들은 최근엔 식료품값 폭등의 심각성을 전하느라 바쁘다. 원자바오 총리까지 나서 식료품값 오름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국가 안정을 해칠 사회 불안’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할 지경이다.

식료품값 폭등의 주범은 돼지고기와 달걀이다. 농업부 자료를 보면, 돼지고기값은 지난해 4월 이후 평균 29.3%, 달걀값은 30.9% 급등했다. 일부 도시와 지방에선 돼지고기값이 이달 들어 2배 가까이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돼지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값이 급등하자 농가에서 일제히 돼지 사육을 줄이는 바람에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돼지고기값 폭등은 중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 4월 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1.5% 상승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오름세가 심상찮다.

식품과 곡물 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달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각각 7.1%, 6.1%나 올랐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지속된 극심한 가뭄으로 여름철 곡물 수확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식료품값 안정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원 총리는 26일 산시성의 슈퍼마켓과 돼지농장을 방문해 “식료품값이 지금처럼 폭등한다면 국가의 안정을 해칠 사회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며, 지방정부 관리들에게 “경계심을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상무부는 돼지고기값을 안정하려고 정부 비축분을 방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료품값 폭등에 편승해 불량품이 기승을 부리게 되면 중국인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원 총리가 현지 시찰을 마친 뒤 열린 긴급 대책회의에서 “돼지고기의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방역 체계를 점검하라”고 관리들에게 특별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식료품값 폭등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 문제가 올 가을로 예정된 제17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후싱더우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식료품값은 국민 전체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문제”라며 “인플레이션은 1989년 천안문 사태를 일으킨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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