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부정, 자살, 음란물…멍드는 중국 대학
지난해 3천명 시험부정 ‘전과기록부’까지 등장
취업고민 자살률 급증…좌절감에 포르노 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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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부정과 음란물 범람, 학생들의 자살 증가로 중국 대학이 멍들고 있다.
중국 교육 당국은 다음달 대학입시를 앞두고 시험 부정을 막으려고 수험생들의 ‘신뢰도 기록부’를 작성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대학 입시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수험생들의 전과를 일일이 기록해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린후이칭 교육부 관리는 <신화통신>에서 “신뢰도 기록부를 교육부 입시관리기관 홈페이지에 올려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교육 당국은 수험생들에게 부정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서약문을 요구하고 시험장에 각종 첨단 감시장치를 설치했으나, 학생들의 시험 부정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만 대학입시에서 3천여명의 수험생이 부정 혐의로 적발됐다. 전년의 1300여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에선 한 해 1천여만명의 수험생들이 대학입시에 도전하지만, 이 가운데 절반 정도만이 대학에 들어간다.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은 자살의 유혹에 빠진다. 지난 16일 인민대 기숙사에서 한 여학생이 11층 아래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이달 들어서만 10개 대학에서 학생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후덩 인민대 심리상담센터 교수는 “3월부터 5월까지는 중국 대학생들에게 취업과 진학, 논문 작성이라는 중압감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라며 “이 때는 자살의 계절”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잇단 자살은 가족의 희망과 사회 진출의 험난함이 충돌하면서 빚은 좌절감에서 비롯한다. 한 자녀가 일반적인 중국에서 대학생은 가족의 희망이지만, 이들은 극심한 구직난에 허덕인다. 대학생들은 대개 한 해에 1만2천위안(144만원) 정도의 수업료를 내는데, 부모의 희생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일부 대학생들은 이런 좌절감을 잊기 위해 음란물에 탐닉한다. 중국 교육 당국은 27일 대학생들에게 인기 높은 음란물 사이트를 적발해 모두 폐쇄했다. 교육 당국은 인터넷 접근이 쉬운 학생들이 음란물의 유혹에 쉽게 빠져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3명 가운데 1명은 대학생으로 추정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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