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에 흠집
중국과 인도가 연합 군사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인도 국방부는 29일 성명을 내어 중국과 정기적으로 연합 군사훈련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은 “두 나라의 연합 군사훈련은 사상 처음”이라며, 두 나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인도의 연합 군사훈련 정례화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인도 군사령관이 중국 쪽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군사훈련의 시기와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분쟁으로 전쟁까지 치렀으나, 2005년 4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전반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12만9500㎢에 이르는 분쟁지대의 긴장을 해소하려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샤오준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30일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가 10월까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타당성 연구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의 세계전략이 충돌하는 지점 가운데 하나다. 미국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국 포위망의 한 축으로 인도를 상정하고 있다.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의 삼각 동맹을 발전시키고, 여기에 인도를 끌어들여 이른바 ‘아시아판 나토’를 구축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도는 지난달 태평양에서 미국·일본과 연합 군사훈련을 벌인 바 있다. 반면, 중국은 인도와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미국의 포위전략에 균열을 내려 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연합 군사훈련은 두 나라의 대국화 전략과도 맥이 닿는다. 인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등 태평양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역시 석유 수송로가 지나는 인도양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파키스탄 과다르항에 해군기지를 건설함으로써 인도양과 아라비아해에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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