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견고, 세계시장과 단절로 ‘영향 제한적’ 분석
급등락에 세계 시장도 무반응
급등락에 세계 시장도 무반응
중국 증시가 폭락 하루만에 반등했다. 지난 2월27일에 이은 두 번째 폭락 사태에도 순순히 굴복하지 않는 괴력을 보인 셈이다. 조만간 중국 증시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을 비웃는 저항력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증시도 이번 중국 증시 폭락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중국 증시는 31일 오후 들어 오름세로 돌아서 전날의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전날 증권거래세 인상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6.5% 하락했던 상하이 지수는 전날보다 1.4% 오른 4109.65로 마감했다. 상하이 지수는 오전 한때 5% 하락하며 3900선을 내줘,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 정부가 증시 과열을 막기 위해 세제까지 동원하는 강수를 뒀음에도 굴복하지 않은 것이다.
중국 증시는 2월27일 폭락 사태에서도 곧바로 상승하는 괴력을 뽐냈다. 중국 정부의 불법거래 단속과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시사에 놀라 상하이 지수가 8.84% 폭락했으나,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 5월9일 4000 고지를 돌파했다. 주식 전문가들이 한결 같이 중국 증시의 과열을 우려했지만, 스님까지 증권사 객장에서 전광판을 바라볼 정도로 주식 투자 광풍이 전국에 휘몰아쳤다.
중국 증시는 최근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갑작스런 폭락 경고에도 굴하지 않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23일 “중국 증시의 오름세가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증시가 어느 순간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중국 증시의 오름세는 꺾이지 않았다.
세계 증시도 이번 중국 증시 폭락에 무덤덤하게 반응했다. 미국 뉴욕 증시는 오히려 30일에도 견고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0.83% 올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우존스 지수는 2월27일 중국 증시 폭락 땐 3.29%나 하락하면서 9·11 테러사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에스앤피(S&P)500 지수도 30일 0.80% 상승해 200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증시의 저항력은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에서 비롯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증시 폭락 사태가 중국 경제의 근본이 흔들린 데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영향을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에 각각 10.4%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증시가 세계 금융시장과 단절돼 있는 것도 이번 폭락 사태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치에스비시(HSBC) 홍콩 지사의 애널리스트인 개리 에번스는 중국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가 미미하고 외국인들의 중국 증시 투자도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은 여전하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 율리히 제이피모건체이스 중국 주식 부문 대표를 인용해 “중국 증시가 향후 몇 주간 20% 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율리히 대표는 “중국 정부가 거래세와 금리 인상, 지급준비율 강화 등의 조치를 더 취할 것”이라며 “중국 증시의 가치 상승은 비이성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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