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방지계획 발표
‘감축의무’ 내용은 빠져
‘감축의무’ 내용은 빠져
온실가스 감축 조처에 소극적이라고 비난받아온 중국이 2010년까지 온실가스 9억5천만t을 감축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지구온난화 방지 계획을 발표했다.
마카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히고, 수력·원자력 발전 활성화, 대체연료 사용 확대 등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는 내용은 빠졌다.
마 주임은 이날 공개한 62쪽 분량의 ‘국가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에서 중국이 2004년 56억t의 온실가스를 방출했으며, 이 가운데 50억5천만t은 이산화탄소였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 집계를 보면, 같은 해 미국의 온실가스 방출량은 71억2천만t에 이르렀다. 중국은 올해나 내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선진국의 책임을 강조하며 역공에 나섰다. 마 주임은 선진국들이 기술 이전 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 같은 개발도상국가들은 경제 발전과 빈곤 퇴치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며 “선진국들이야말로 온실가스 감축에 더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구온난화뿐 아니라 지적재산권 보호, 수단 다르푸르 사태 등으로 중국은 6~8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수세에 몰려 있다. 유럽 국가들은 이들 현안에서 중국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가 4일 “이번 회담이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무대가 돼선 안 된다”고 선을 긋고 나선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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