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9일 공항에 도착해 마중나온 도널드 창 홍콩 행정관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후 주석은 1일 홍콩반환 10주년 행사에 참석한다. 홍콩/AP 연합
반환10돌 주권 본토귀속 과시
마지막날 대규모 시위 경찰 비상
마지막날 대규모 시위 경찰 비상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중국 회귀 10주년을 맞은 홍콩을 찾았다.
후 주석의 홍콩 방문은 주석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1999년 중국에 반환된 마카오는 2004년 5주년을 맞아 방문한 바 있다.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은 그를 태운 전세기가 홍콩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을 생방송으로 전했다.
이날 오전 부인 류융칭과 함께 홍콩 공항에 도착한 후 주석은 “홍콩 회귀 10주년은 홍콩인들의 기쁨이자 모든 중국인들의 경사”라고 말했다. 후 주석의 홍콩 방문길에는 왕강 정치국 후보위원과 탕자쉬안 국무위원, 량광례 인민해방군 총참모장 등 정·관·군 주요 인사들이 동행했다.
후 주석은 사흘 동안 홍콩에 머물면서 홍콩 정부 출범식을 주관하고, 입법회 의원 전원과 만찬을 하는 등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귀속돼 있음을 과시할 예정이다.
후 주석은 중국의 홍콩 지배에 불안감을 느끼는 홍콩 민심을 잡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의 시간표에는 홍콩 중산층 가정을 방문하는 일정도 들어 있다. 중국과 홍콩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행보라고 홍콩 언론들은 풀이했다. 후 주석은 홍콩 정부가 개최하는 취업 관련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후 주석을 맞는 홍콩은 환영과 긴장이 교차하고 있다. 그의 방문은 홍콩의 민주화가 지체되고 있는 데 대한 홍콩인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이뤄졌다. 홍콩 민주파는 1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날, 빅토리아 공원에서 5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홍콩 경찰에는 이미 비상이 걸린 상태다.
후 주석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각종 기념사나 연설에서도 홍콩인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의 주권이 중국에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도, 홍콩의 민주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을 방침이다. 홍콩의 한 정치분석가는 “후 주석은 자신의 홍콩 방문이 조용하게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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