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 상징 ‘맨발의 의사’들
실력 문제되자 재교육
한때 문화대혁명의 상징이었던 ‘맨발의 의사들’이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 서남부 윈난성 미러현의 ‘향촌의사’ 샤용강(34)은 동료들과 함께 ‘하오이셩(좋은 의사)’ 교습소에서 1주일에 몇번씩 원격 비디오 수업으로 기초 의학을 공부한다. 그는 몇년 전 고열과 기침 증상이 있는 4살 남자아이에게 알레르기 검사를 하지 않고 항생제 주사를 놓았다가 하마터면 아이가 죽을 뻔한 아찔한 기억이 있다. 샤는 이번 수업에서 의약품 알레르기와 진단법에 대해 처음 배웠다며 기뻐하고 있다.
기초적 훈련만 받고 17살 때부터 의사일을 해온 샤는 100만명이 넘는 중국 향촌의사 가운데 한 명이다. ‘맨발의 의사’로 불리는 중국 농촌의 향촌의사 제도는 문화대혁명 당시인 1965년 마오쩌둥 주석의 지시로 일반 농민들에게 3개월 정도의 간단한 훈련을 시켜 농민들을 진료하게 한 데서 출발했다. 정식 교육을 받은 도시 의사들이 기피하는 농촌의 주민들에게 의료 혜택을 가져다 주었다는 의미는 있었지만, 지금은 이들의 잘못된 진료와 처방이 중국의 큰 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
고심하던 중국 정부는 의학교육 전문기업인 하오이셩(haoyisheng.com)과 손잡고 이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기초의료 재교육을 벌이고 있다. 하오이셩은 8개 성의 농촌과 소도시 등에 6천곳의 강습소를 두고 있으며, 지난 4년 동안 12만명을 교육시켰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1일 보도했다. 3400위안(약 41만원)과 교재비 400위안이 드는 3년 과정을 이수하면, 의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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