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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황정일 주중공사 ‘약품 투여 실수’ 사망 가능성

등록 2007-08-06 16:54수정 2007-08-06 21:50

베이징 병원서 링거·항생제 맞은뒤 10분만에 숨져
최근 숨진 황정일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 정무공사가 중국 병원의 약품 투여 실수로 ‘쇼크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황 공사는 지난달 29일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베이징의 한 홍콩계 병원에서 링거와 항생제를 맞은 뒤 갑자기 숨졌다. 황 공사는 전날 점심 때 한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를 먹고 복통과 설사·구토 증세를 일으켜 이날 병원을 찾았다. 중국인 의사는 그에게 링거를 투여하고, 링거에 달린 주입구를 통해 항생제 로세핀을 주사했다. 황 공사는 10여분 뒤 갑자기 호흡장애를 일으키며 숨졌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로세핀과 링거가 함께 투여된 데 의문을 제기했다. 스위스 제약회사인 로슈가 만든 로세핀은 칼슘이 포함된 용액과 함께 쓰면 결정이 생기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데, 문제의 링거에 칼슘 성분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로슈도 로세핀 제품설명서에서 이런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의료전문가들은 이런 설명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 의사는 “로세핀을 칼슘과 함께 투여하면 안 된다고 주의사항에 적혀 있기는 하지만, 칼슘의 양이 아주 많지 않으면 침전이 생기지 않는다”며 “로세핀은 국내에서도 세균성 장염이 의심될 경우 흔히 처방하는 항생제”라고 말했다. 그는 “로세핀이 드물게 과민성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병원은 항생제 투입에 앞서 과민성 테스트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공사가 호흡장애를 일으켰을 때, 적절한 응급조처가 취해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 쪽에선 황 공사가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나, 그가 독방에서 링거를 맞고 있었다는 점에서 병원 쪽의 관찰이 부실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대사관 쪽은 당시 황 공사의 진료기록과 의사의 처방전 등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 위생부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응하지 않고 있다. 문제의 병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을 거론하며 사고 뒤에도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한국대사관은 교민들에게 이 병원을 이용하지 말도록 당부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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