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당국 긴축 조처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10년만에 최고
식료품 값 18% 올라 상승 주도…금리 추가 인상할 듯
식료품 값 18% 올라 상승 주도…금리 추가 인상할 듯
중국의 물가가 치솟고 있다. 7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의 잇단 긴축 조처를 비웃는 오름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 올랐다고 11일 발표했다. 1997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5.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로써 중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올 들어 3.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당국의 올해 억제 목표치인 3%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도 식료품 가격 폭등이 주도했다. 식료품 가격은 지난달 전체적으로 18.2%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비롯한 육류 가격은 49%나 급등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한 것은 가축 전염병인 청이병과 홍수 등으로 공급이 줄어든데다, 사료값이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앞으로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엔 추석이 끼어 있고, 다음달에는 국경절 황금연휴가 이어진다. 게다가 중국은 올 들어 잦은 폭우와 홍수 피해로 농작물 수확에 차질이 예상된다. 투자회사인 제이피모건은 올해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 전망치를 3.8%에서 4.1%로 올리고, 내년 전망치 역시 3.3%에서 3.5%로 높였다.
중국의 무역흑자 행진도 물가 불안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해관은 이날 지난달 무역흑자가 249억7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의 269억1천만 달러에 이어 월간 기준으론 사상 두 번째로 많은 흑자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1774억7천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무역흑자 확대는 외부적으론 무역 마찰을 촉발하고, 내부적으론 경제 과열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국 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 은행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올려 긴축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최근 “물가 상승은 한층 강력한 긴축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마준 도이체방크 수석 경제학자는 이날 <블룸버그통신>에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추세를 볼 때, 인민은행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금리를 네 차례, 지급준비율은 일곱 차례 인상한 바 있다.
이날 중국 증시는 추가 긴축 우려로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51% 떨어져 5113.97까지 밀렸다. 선전 성분지수도 4.4% 하락해 1만7129.39로 마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