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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17차 전대 ‘소문의 정치학’

등록 2007-10-21 18:52수정 2007-10-21 18:55

특파원리포트
21일 폐막한 제17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7전대)는 중국의 권력을 생산하는 거대한 ‘밀실’이었다.

중국 당국이 15일 개막식에 이어 다음날 분임 토론회를 공개하는 전향적인 조처를 취했지만, 이번 전대의 핵심인 중앙위원과 정치국 상무위원 선출은 시종일관 비밀리에 진행됐다. 이따금 삐져나오는 ‘무슨무슨’ 설들만이 내밀한 권력투쟁의 속살을 내비쳤을 뿐이다.

처음 세상의 관심을 끈 소문은 ‘쩡칭훙 부주석 유임설’이었다. 홍콩에서 불거져 나온 이 소문은 두 명의 전직 국가지도자 비서의 전언이라며, 쩡 부주석이 상무위원으로 남되 정치협상회의 주석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후진타오 주석의 직계인 공산주의청년단 출신 리커창 랴오닝성 서기가 그 자리를 맡아 후계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소문은 후 주석의 권력 강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후 주석의 상하이방 견제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쩡 부주석이 상무위원단에 유임한다는 것은 두 사람의 공조가 계속될 것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후 주석이 자신의 후계자까지 낙점하는 상황이라면 상하이방의 쇠락은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느껴졌다. 상무위원 수가 9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상무위원단 7명 체제설’이 돈 것도 이 무렵이다.

그러나 얼마 뒤 상황이 급반전했다. 시진핑 상하이시 서기의 상무위원단 진입설이 고개를 들면서 ‘쩡 부주석 퇴임설’이 돌출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상하이 찬양’ 기사를 계기로 확산된 이 소문은, 후 주석이 상하이방의 강력한 견제에 직면했다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쩡 부주석의 퇴임은 후 주석과 쩡 부주석의 연대에 균열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관계가 불편해졌다는 설까지 돌면서 후 주석의 친위제체 구축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 서기의 부상은 ‘후 주석의 후계구도 이상설’로 이어졌다. 후 주석이 리 서기를 후계자로 미는 상황에서 시 서기가 등장함으로써 경쟁구도가 펼쳐졌다는 것이다. 후 주석이 상무위원단 숫자를 9명에서 7명으로 줄여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쏙 들어갔다. 상하이방이 태자당이면서 범상하이방으로 분류되는 시 서기를 통해 후 주석 이후를 도모한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유강문 특파원
유강문 특파원
전대 막판엔 ‘자칭린 정협 주석 유임설’이 확산됐다. 이 설은 상하이방이 권력투쟁에서 살아남았음을 알리는 ‘축포’로 받아들여졌다. 상하이방으로 분류되는 자 주석은 전대가 열리기 전부터 퇴임설에 휩싸였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자 주석이 중앙위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설은 상무위원단 개편을 둘러싼 권력투쟁에서 상하이방이 성공했음을 과시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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