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주가지수 추이
상하이 지수 연일 하락세…전고점 대비 15%↓
“본격 조정기” 전망 우세…‘바닥 다지기’ 주장도
“본격 조정기” 전망 우세…‘바닥 다지기’ 주장도
중국 증시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신용 위기로 세계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버텼던 중국 증시가 지난 7일 이후 계속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중국 증권사들은 대체로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마침내 중국 증시의 거품이 터지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13일 전날보다 0.57% 하락한 5158.12로 마감했다. 선전 성분지수도 1.86% 하락한 16747.89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 지수는 이달 들어 7일 하루를 빼고는 계속 내림세를 보였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16일에 비하면 15%나 떨어졌다. 12일엔 장중 5032.58까지 하락해 5000선 붕괴를 위협하기도 했다.
중국 증권사들은 중국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기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한다. 인허증권은 이날 “단기적으론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전반적인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조정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더방증권도 “투자자들은 위험 관리에 치중해야 할 것”을 권고했다. 톈상투자컨설팅은 “당분간 ‘우울한 날’이 이어질 것”이라며 “조정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증시의 약세는 미국발 신용 위기가 실물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당국의 과잉 유동성 축소를 위한 긴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중국의 지난달 무역흑자는 270억5천만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 확대와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맞물려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유동성이 중앙은행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중국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5%에 이르렀다. 8월 6.5%, 9월 6.2%에 이어 석달째 6%를 웃돌고 있다. 이런 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국제적 요인과 맞물려 있지만, 근본적으론 중국의 유동성 과잉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 증시의 약세가 이른바 거품 붕괴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인허증권은 “중국 경제의 체력에 큰 변화가 없다”며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는 공간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펑싱윈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주임은 “중국의 유동성 과잉 문제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다”고 말해 추가 폭락을 예고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