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정연>
전통요소 줄여 서양·일본극 차용
“표현 확대” “형식미 일탈” 논란
“표현 확대” “형식미 일탈” 논란
배우들의 화려한 분장과 독특한 창법으로 유명한 중국의 전통극 ‘경극’이 서양의 발레, 일본의 가부키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중국 문화계가 이 ‘신경극’으로 인해 술렁이고 있다.
경극 감독이자 배우인 우루쥔이 다음달 7~8일 상하이에서 공연하는 <칠석정연>(사진)을 놓고 경극의 진화라는 찬사와 일탈이라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고 <중국문화보>가 29일 보도했다. 견우와 직녀의 애달픈 사랑이야기를 극화한 이 신경극은 배우들의 화장을 엷게 하고, 창법을 순화하는 등 경극의 전통적 요소를 과감히 덜어냈다. 그 대신 서양 발레와 오페라, 가부키의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우루쥔은 20년 전 일본으로 건너가 경극단을 꾸리는 등 경극 보급과 현대화에 힘쓴 인물이다. 중국 문화계에서도 다재다능함과 창조성을 겸비한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전통 경극에서 여성 배역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해 명성을 얻었다. <칠석정연>은 그의 다섯번째 신경극으로, 일본에서 공연됐을 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일부 경극 전문가들은 그의 신경극이 가부키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고 비판한다. 경극의 전통적 형식미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그의 신경극이 관객층의 연령대와 표현의 경계를 넓힌 것으로 평가한다. 1950년대에 설립된 닝샤경극단도 지난 7월 인촨에선 전통 경극에 곡예를 가미한 신경극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경극은 중국이 자랑하는 전통예술이다. 200년 전 창장(장강) 연안에서 출현해 베이징에서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와 연기, 대사가 모두 극도로 양식화돼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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