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상하이등 13개성 제한송전…비축량 8일분 남아
중국이 석유난에 이어 석탄난에 휩싸였다.
발전용 석탄 재고가 바닥에 이르면서 광둥·저장·장시·안후이성과 상하이·충칭 등 13개 성급 지역에서 제한송전이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중국 역사상 유래가 없는 ‘최악의 전력난’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발전용 석탄 부족은 전반적인 공급 부족으로 인한 석탄가격 상승에서 촉발했다. 중국 당국은 산시성 등 주요 석탄 산지에서 대형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2005년 이후 100여개의 소규모 탄광을 폐쇄했다. 여기에 겨울철 난방용 석탄 수요 증가와 폭설로 인한 철도 수송 차질이 겹쳤다. 석탄 가격은 현재 1t당 40위안 가량 올랐는데, 이는 연초보다 10% 이상 상승한 것이다.
발전용 석탄 재고는 20일 현재 1700만t에 불과하다. 중국의 발전용 석탄 소모량이 하루 210만t인 점을 고려하면, 겨우 8일치 정도의 양을 비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동남부의 공업지역과 대도시 등 13개 성급 지역에서 전기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가전력위원회는 23일 “전국적으로 부족한 전력량이 6963만㎾에 이른다”고 토로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동결한 것도 발전용 석탄 확보를 힘들게 하고 있다. 시장에서 결정되는 석탄가격이 정부의 전력요금 동결 정책과 충돌하면서 수급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발전소마다 석탄을 구하기 위해 탄광업자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발전소들은 전기요금을 석탄가격에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중앙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최근엔 ‘석탄지역주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 최대의 석탄 산지인 산시성은 자기 수요를 메우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의 석탄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석탄운송판매협회 관계자는 “폭설로 무너진 철도가 정상화된다고 해도 운송할 석탄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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