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세확장-이미지 개선’ 이해 맞아 떨어져
중국과 바티칸이 외교관계 수립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예샤오원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장은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피에트로 삼비 바티칸 대사와 만나 양쪽의 관계 정상화 문제를 협의했다. 예 국장은 점심을 겸한 이날 만남이 개인적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뒤이은 설명은 의미심장했다. 그는 “바티칸은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우리의 요구에 그것은 별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며 “우리는 이제 바티칸의 실질적인 행동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가톨릭을 관장하는 천주교애국회의 활동은 내정이므로, 간섭하지 말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바티칸은 협상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바티칸은 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 이후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적극 모색해왔다. 800만~1200만명으로 추산되는 중국내 가톨릭 신자들을 보살피고,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선 중국 정부와의 화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또한 8월 베이징 올림픽에 비판적인 시각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베네딕트 16세가 베이징 올림픽에 맞춰 중국을 방문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의 한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서 “중국이 종교의 자유를 충분히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교황의 방문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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