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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인 기증 골수, 서해 건너 한국인 살려

등록 2008-02-24 19:51

상하이 추이젠밍
상하이 추이젠밍
상하이 추이젠밍 “말기암 비관않는 아버지가 힘돼”
중국의 한 젊은이가 기증한 골수가 바다를 건너 백혈병에 걸린 한국의 한 젊은이를 살렸다.

상하이 징안구 스먼2로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추이젠밍(28·사진)은 지난 22일 화산의원에서 조혈간세포(골수)를 떼어내 적십자위원회를 통해 한국골수이식센터에 기증했다. 120㎖ 분량의 이 골수는 곧바로 비행기에 실려 한국으로 공수돼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국인 임아무개씨에게 이식됐다. 그가 골수 분리 수술에 들어간 지 6시간30분 만에 생명의 줄이 중국과 한국을 이은 것이다.

추이는 상하이 시민으로선 처음으로 골수를 외국에 기증한 사람이 됐다. 그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한국인에게 생명을 선물했지만, 국제 관례에 따라 골수를 기증받은 사람의 이름과 그가 20대 남자라는 것만을 알 뿐이다. 그는 골수 분리 수술을 마친 뒤 “몸이 어디 아픈 데도 없고 편안하다”고 말했다.

추이는 아버지가 말기암 치료를 받고 있는 처지에서도 골수 분리 수술을 받았다. 2003년 적십자사에 골수 기증을 약속한 그는 지난해 8월에야 한국에서 이식이 가능한 환자를 찾았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 어머니는 아버지 병구완이 더 급하지 않으냐며 골수 기증을 반대했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암을 앓고 있으면서도 결코 비관하지 않는 아버지가 정신적 힘이 돼 어머니를 설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이는 23일 중국 신문 인터뷰에서 “인간의 생명은 참으로 고귀하지만, 너무나 미약하다”며 “누군가 내 아버지의 생명을 구해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생각했는데, 내 골수를 이식받은 한국인 백혈병 환자의 가족도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서 골수 기증 지원자는 77만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873명이 실제로 골수를 기증했다. 추이처럼 외국인에게 골수를 이식한 사람은 그를 포함해 38명 뿐이다. 중국 정부는 2년 안에 골수 기증자를 100만명으로 늘려 자국내 환자의 80%가 이식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사진 중국 <신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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