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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라싸, 투쟁-투항 ‘칼날 적막’…밖으론 시위 확산

등록 2008-03-17 20:40

티베트 독립 시위 확산추이
티베트 독립 시위 확산추이
중 “투항하면 용서” 시한 임박…승려 대화도 통제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대에게 투항 시한으로 통고한 17일 이번 사태의 진원지 라싸에는 숨막힐 듯한 긴장이 감돌았다. ‘항복’과 ‘항쟁’의 갈림길에 선 시위대의 비장한 고민이 감도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려는 무장경찰과의 적막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외신 보도를 보면, 이번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이날 아침부터 무력시위라도 하듯 중국의 치안병력과 장갑차들은 라싸 시내로 몰려들었다. 중국 공안들은 아침부터 거리를 돌면서 피비린내나는 탄압을 경고하며 항복을 독려했다. 이날 자정까지 투항하는 이들에겐 처벌을 면해주겠다는 약속도 거듭 확인했다. 현지에선 시한을 넘긴 뒤 대대적인 검거 선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주말 동안 진행된 사전검속 과정에서 티베트 젊은이들이 대거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계 <라디오프리아시아>는 공안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사진이 걸려있는지를 확인하며 시위 참가 용의자를 가려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교민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시내 도로 곳곳에 군인 30~40명이 떼를 지어 신분증 검사 등으로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족이 운영하는 가게들은 불에 타거나 파손된 반면, 티베트족의 가게는 별다른 손상을 입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위의 중심인 라싸 시내의 조캉사원과 세라사원, 드레퐁사원은 치안병력의 철통같은 감시로 봉쇄된 상태다. 외신들은 무장한 군과 경찰이 신도들의 사원 출입을 막고, 승려들의 대화까지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원 주변 상가들도 대부분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호텔에선 공항으로 가는 경우를 빼곤 투숙객들의 외출을 막고 있다. 한 호텔 직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국의 경계령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며 “지금은 티베트를 여행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삼일 지나면 상황이 안정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라싸로 통하는 교통편과 통신망은 중국 당국의 철저한 통제에 포위됐다. 라싸의 주요 대학은 물론, 여행사까지도 대부분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최후통첩에 맞춰 투항한 시위대의 숫자조차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라싸가 결전을 앞둔 적막에 쌓여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라싸가 격렬했던 시위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라싸의 주요 거리에 있는 상점들이 문을 열었다며, 택시들도 정상적으로 다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공무원들이 길바닥에 흩어진 쓰레기를 치우고, 뒤집어진 차량과 오토바이들을 끌어냈다”며 “시위로 파손된 전력시설이 복구되면서 전력도 제대로 공급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라싸에선 유혈사태 발생 사흘 만인 이날 전력이 다시 공급되기 시작했다. <신화통신>은 왕칭화 시짱전력공사 사장의 말을 따 지난 14일 시위로 파손된 전력시설 수리 작업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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