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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인권보다 실리’…냉혹한 국제사회

등록 2008-03-20 20:53수정 2008-03-20 23:11

중국 윈난성의 티베트계 주민 자치 지역인 중뎬의 남동쪽 후탸오샤 외곽의 한 도로에서 20일 중국 무장병력이 캠프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중뎬은 티베트 전설의 낙원인 샹그릴라로 알려진 도시다. 후탸오샤/AP 연합
중국 윈난성의 티베트계 주민 자치 지역인 중뎬의 남동쪽 후탸오샤 외곽의 한 도로에서 20일 중국 무장병력이 캠프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중뎬은 티베트 전설의 낙원인 샹그릴라로 알려진 도시다. 후탸오샤/AP 연합
티베트 독립시위 왜 힘 못 얻나
‘올림픽 보이콧’ 말 바꾸거나 중 비판수위 낮춰
라싸 인구 절반이 한족…투쟁동력 잃고 ‘고립’
티베트 독립요구 시위를 유혈 진압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항의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다. 중국의 거대한 물리력에 맞서 티베트인들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원군’인 국제사회의 이런 ‘미적지근한’ 반응은 티베트 독립운동이 가진 한계를 잘 보여준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19일 “(올림픽 개막식 참가 거부는) 비현실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며 유럽연합(EU)에서 논의해보겠다던 태도를 하룻만에 바꾼 것이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중국만큼 중요한 나라와의 외교관계에선, 때로 인권을 비용으로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베에프엠>(BFM) 방송이 전했다.

베이징올림픽의 열쇠를 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태도도 비슷하다. 토마스 바흐 부위원장은 많은 선수들이 불참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며칠 뒤 자크 로게 위원장은 “거부가 전혀 문제를 해결 수 없다”는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로이터> 통신은 19일 “서구 사회가 중국에 대한 비판의 어조를 낮추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물었다.

국제사회는 티베트의 독립요구 시위나 관련 유혈사태가 날 때마다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주요 국가들은 언제나 선을 명확히 그어왔다. 중국 정부에 “인권 탄압을 자제하라”는 선을 넘지 않았다. 국제사회에 또다른 논쟁거리가 될 티베트의 독립이나 자치에 대해선 대체로 입을 다물었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우선 티베트 자체의 투쟁 동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티베트는 89년 봉기를 마지막으로 지난 20년 동안 별다른 저항 없이 중국 지배 아래 살아왔다. 수도 라싸에는 약 50만명이 살고 있지만, 거의 절반이 한족이다. 시위와 저항을 조직화할 수 있는 거점인 도시에 티베트인이 그리 많지는 않은 셈이다. 한족의 이주정책과 티베트인을 대상으로 한 동화정책은 저항세력의 기반을 약화시켰다. 내륙 깊숙히 자리한 고산지대라는 지정학적 위치는 티베트 독립운동을 고립시키는 큰 요인이다. 외부와의 정보 교류가 쉽게 차단된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티베트인들의 투쟁 전략에도 비판이 나온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불행히도 달라이 라마나 그의 편이 베이징의 문화제국주의에 맞서 적절한 정치적 전략을 찾지 못해왔다”고 지적했다. 심혁주 한신대 외래교수(티베트학 박사)는 “티베트 저항세력은 중국 인민해방군에 맞설 무기도 없고, 조직적이지도 못해 지속적인 투쟁이 어렵다”고 말했다.

티베트인들이 최고의 호기로 삼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이 오히려 티베트의 발목을 잡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티베트 문제로 베이징 올림픽이 무산되거나 큰 타격을 받는다면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국제사회가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류이근, 김외현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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