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진압 보름만에…승려·시민 수천명 참여
티베트 수도 라싸에서 29일 승려와 시민 수천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고 티베트 망명정부가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이날 시위는 지난 14일 분리독립 시위가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 진압된 지 보름 만에 일어난 것이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날 시위가 티베트불교의 성지 가운데 하나인 라모체 사원에서 오후 2시께 시작했다고 전했다. 승려들의 시위가 조캉 사원 등으로 번지자 시민들도 가세했다. 망명정부는 시위대가 수천명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라모체 사원은 14일 시위의 진원지다. 티베트국제운동의 케이트 손더스는 현지 소식통의 말을 따 “라모체와 조캉 사원이 중국 보안병력에 봉쇄되면서 시위가 몇 시간 만에 진정됐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미국·영국·독일 등 베이징 주재 15개국·지역 외교관들이 중국 정부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라싸를 둘러보는 가운데 일어났다. 라싸에선 26일 일부 외신기자들이 조캉 사원에 들렀을 때도 승려 30여명이 기습시위를 벌인 바 있다. 티베트인들은 5월10~25일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맞서 ‘하나의 세계, 많은 꿈들’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별도의 올림픽을 열 계획이다.
한편, 티베트자치구 정부는 14일 시위로 숨진 민간인들에게 1명당 20만위안(약 3천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중국에서 이런 ‘거액’의 보상금 지급은 매우 이례적이다. 티베트자치구 정부는 또 부상자들을 공짜로 치료해주고, 피해를 본 상점에 대해선 복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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