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청명절 휴일 성묘객 1천만명…단오·중추절도 휴일로
중국이 4일 처음으로 ‘청명절’ 휴일을 맞았다. 청명절은 1949년 신중국 성립과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조상 숭배라는 ‘미신’을 믿는 날로 낙인찍혀 버림받았다. 청명절에 이어 단오절, 중추절도 올해부터 공휴일로 지정돼, 중국 전통명절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이날 베이징·상하이·광저우에선 조상의 묘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들 지역에서만 적어도 1천만명이 성묘를 할 것으로 추산했다. 광저우에 사는 탕난화는 3일 “청명절은 우리 가족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홍콩과 해외에 있는 친척들도 고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명절이 주말 연휴로 이어져 여행업계도 특수를 누렸다. 묘소가 몰린 일부 지역에선 하루 내내 교통 정체가 이어지고, 성묘 때 쓰는 종이돈 값이 들썩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명절은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활의 계기를 맞았다. 중국은 세계화의 충격으로부터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전통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절과 국경절 등 한꺼번에 1주일 이상씩 쉬는 이른바 황금연휴로 인한 사회적 낭비를 줄이자는 움직임도 여기에 한몫했다.
청명절은 본디 황제가 자신을 위해 희생한 충신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후 조상에 대한 경의를 나타내는 날로 자리를 잡게 됐다. 청명절은 정치적인 날이기도 하다. 1976년 청명절엔 200만명이 톈안먼(천안문) 광장에 모여 저우언라이(주은래) 전 총리를 기렸다. 이 모임은 문화대혁명을 이끌었던 이른바 4인방에 대한 시위로 발전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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