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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티베트 옹호’ 외국 제품 중국서 불매운동 확산

등록 2008-04-16 21:32

“까르푸·KFC…안사야 애국자” 휴대폰 문자 퍼져
중국 정부 “국민 반응 근거있어…CNN도 사과를”
“5월1일 전국의 까르푸 매장을 썰렁하게 만들자! 6월1일 어린이날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을 먹지 말자!”

요즘 중국 휴대전화나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퍼지고 있는 외국 제품 ‘불매운동’의 구호다. 티베트 시위를 옹호하고 베이징 올림픽에 트집잡는 나라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의 확산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빨라진다. 여기에는 “이 메시지를 10명에게 전파하면 ‘훌륭한 중국인’이 되고, 20명에게 퍼뜨리면 ‘가장 애국적인 중국인’이 된다”는 호소문도 한몫한다. 반중국 시위를 벌이는 국가에 대해 해당국 기업 제품 불매운동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서도 미국과 유럽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동하는 글들이 난무한다. 한 블로거는 “미국 하원이 티베트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독일 총리는 올림픽 불참을 공개선언했다. 프랑스 정부는 성화 봉송을 방해했다. 이들 ‘연합군’은 지금 무엇을 하려 하는가?”라며 네티즌의 감정을 자극했다.

특히 중국에서 112개 매장을 운영하는 프랑스 유통기업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세다. 최근엔 “까르푸의 대주주인 루이비통그룹이 달라이 라마를 지원하고, 프랑스가 티베트 분리독립을 지지하고 있다”며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과 같은 17일 동안 까르푸에 가지 말 것을 호소하는 메시지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화장품과 포도주, 샴페인도 불매운동 목록에 올랐다. 화장품 업체 로레알은 오스트레일리아 사업부가 달라이 라마의 오스트레일리아 방문을 도왔다는 게 이유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가 중국인을 ‘깡패’라고 부르고 중국산 제품을 ‘쓰레기’에 비유한 것 때문에 ‘시청거부운동’에 직면했다. 인터넷에선 <시엔엔스런 사람이 되지 말라>는 제목의 노래까지 번지고 있다. 이 노래는 “수천번 말한다고 해도 거짓이 진실이 될 수 없다”며 <시엔엔>을 사기꾼이라고 비난한다.

미국 코카콜라는 최근 티베트인 승려가 들어간 광고로 곤욕을 치렀다. 코카콜라가 독일의 한 기차역에 설치한 광고판에 티베트인 승려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만세를 부르는 모습과 “현실로 만들자”는 문구를 실은 게 화근이었다. 중국 누리꾼들이 코카콜라가 티베트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자, 코카콜라는 바로 광고판을 철거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움직임을 은근히 부추기고 있다. 장위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까르푸 불매운동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있는 일”이라며 “프랑스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엔엔>에 대해 “그런 발언은 중국에 대한 무지와 적의를 드러낸 것”이라며 “<시엔엔>이 악의적 발언을 취소하고, 중국 인민에게 사과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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