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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증시 ‘큰손’ 조사중 투신자살 자본-권력 ‘검은 유착’ 의혹 확산

등록 2008-05-01 22:54

웨이둥(41·사진)
웨이둥(41·사진)
웨이둥, 증권사 인수때 국유자산 빼돌린 혐의…고위관료 연루된듯
중국 증시의 40대 ‘큰손’이 지난달 30일 투신자살했다.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던 도중이었다. 고위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다루는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였다. 단순해 보이지 않는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웨이둥(41·사진) 충진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조사를 받고 있던 베이징의 한 건물 17층에서 뛰어내려 곧바로 숨졌다.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는 그가 충진그룹 소유의 ‘주즈탕그룹’ 구조조정과 ‘궈진증권’ 인수 과정에서 국유자산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의 혐의에는 적어도 성장급 이상의 권력층이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궈진증권 관계자는 한 인터뷰에서 “웨이 회장이 (조사 관계자와의) 약속을 마치고 돌아온 뒤부터 말수가 줄어드는 등 풀죽은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젊은 나이에 그토록 잘나가던 그가 삶을 비관할 일이 있었겠느냐며 갑작스런 자살 소식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묻지마 투자 광풍이 몰아쳤던 중국 증시에서 주식 투자로 재벌의 반열에 오른 1세대에 속한다. 총명한 머리와 넓은 인맥을 무기로 공격적 투자에 나서 성공 신화를 만들었다. 그가 소유한 충진그룹은 상장기업인 주즈탕그룹과 궈진증권 외에도 첸진제약, 교통은행 등 10여개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 중국 증시가 활황세를 보였던 지난해 7월 당시 보유주식 가치가 28억위안으로 추산된 바 있다.

그의 성공은 중국 증시의 폭발적 성장 이면에 숨은 권력과 자본의 ‘검은 유착’이 빚어낸 산물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제 성장 단계에 있는 중국 증시는 실제 자금의 출처와 흐름을 감시하고, 편법을 동원한 투자를 규제하는 장치가 정교하지 않다.

중국 매체들은 그의 성공 비결로 놀라운 친화력과 방대한 인맥을 늘 꼽아왔다. 그는 특히 중국 금융정책을 주무르는 재정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중앙재정금융학원을 졸업한 그는 재정부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회계학 교수인 그의 아버지는 재정부 회계사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웨이 회장은 1994년 베이징에서 충진재경자문공사를 세워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후난성에서 충진투자유한공사를 세워 공격적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증시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2002년 초 주즈탕그룹을 인수했고, 2005년 청두건설을 사들여 궈진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두 기업은 상하이 증시에 상장돼 그에게 거액의 투자이익을 안겨줬다.

그의 자살 파동이 중국 증시의 검은 거래에 대한 조사로 이어진다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주즈탕그룹과 궈진증권은 30일 “중대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하룻동안 주식거래를 중단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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