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사람 ‘저체온증 사망’ 유발
흙·바위 쓸려 산사태 부를수도
흙·바위 쓸려 산사태 부를수도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
가뭄은 아무리 심해도 참을 수 있지만, 장마나 홍수가 나면 모든 것이 씻겨가 남는 것이 없고 인명 피해도 매우 크다는 속담이다. 대지진으로 수 만명의 주검과 생존자가 건물 더미 아래 깔려있는 쓰촨성 지역의 비는 속담 속 ‘홍수’가 될 수 있다.
지진이 강타한 쓰촨성에 13일부터 이틀째 계속 비가 내려, 구조 인력과 차량의 접근이 어렵다고 14일 외신들이 전했다. 촌각을 다투는 구조활동에 치명적인 장애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비는 몸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지하 공간에 갇힌 생존자들의 체온을 떨어뜨려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소방방재청 산하 중앙119구조대 송성진 반장은 “건물 잔해에 끼어 있는 생존자가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기만 해도 체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비에 젖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에 젖은 주검의 경우 쉽게 부패해 수습하기에도 어렵다. 기상전문가들은 지진으로 느슨해진 토양과 암석이 비로 인해 침식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제2의 재난인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탓에 중국기상국은 지진 이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왕슈롱 중국기상국 부국장은 13일 “기상국은 지진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진 발생 지역의 기상국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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