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된 결혼식/ 대지진이 강타한 중국 쓰촨성 남서쪽 펑저우의 가톨릭 신학교 건물이 무너져 정면 일부만 남아 있다.(왼쪽) 당시 이곳에서 결혼 기념사진을 찍고 있던 사람들이 넋을 놓은 채 서 있다. 펑저우/AP 연합
문자 속보 쏟아낸 엄지족 ‘떠우커(豆客)’
블로그 통해 탐사보도 주도 ‘보커(博客)’
디카로 현장 생생하게 전달 ‘투커(圖客)’ 중국 대륙을 뒤흔든 대지진의 재앙에 굴하지 않고 휴대전화와 인터넷, 디지털카메라로 무장한 ‘뉴미디어 삼총사’가 맹활약을 펼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더우커’(豆客), ‘보커’(博客), ‘투커’(圖客)로 불리는 이들은 지진 현장과 중국인들의 눈·귀를 거의 실시간으로 연결해 참상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중국인들이 하나가 된 복구작업에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짤막한 문자 메시지를 활용하는 더우커는 속보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그야말로 ‘콩 볶듯’ 짧은 소식들을 쏟아내 지진 현장의 ‘전령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들은 지진 발생 소식을 생중계하다시피 했다. 특히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쓰촨성의 더우커들은 ‘트위터’나 ‘판퍼우’ 사이트를 통해 지진과 여진 발생 소식을 신속하게 전달해 방송사의 재난보도를 앞질렀다는 평을 받았다. 블로거를 가리키는 중국말인 ‘보커’는 지진과 관련된 탐사보도를 주도했다. 지진 현장에서 숨진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나 피난민들의 험난했던 생환기를 블로그에 올려 재앙의 참혹함을 가감없이 증언했다. ‘마이디어스’라는 보커는 지진이 덮치기 하루 전 베이촨중학교에서 열린 운동회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던 모습을 올려 보는 사람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불과 하룻만에 극단적으로 바뀐 현장의 모습이 생생히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해줬다. ‘마이303030’이라는 보커는 아버지의 ‘원촨 탈출기’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투커’는 지진 현장의 ‘산증인’으로 활약했다. 이들이 휴대전화나 디지털카메라로 잡은 장면은 삶과 죽음이 갈리는 순간과 현장이었다. 아이디 ‘shasha418’은 구조대원들의 헌신적 노력과 매몰자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사진으로 담아내 국가적 재난을 이겨내고자 하는 13억 중국인들의 결의를 하나로 묶었다. 청두/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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