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장빙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 이사장이 1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비자업무 판사처·직항노선도 열기로 합의
중국과 대만이 해저유전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베이징과 타이베이에 비자 발급과 연락 업무를 담당할 판사처를 개설하고, 다음달 4일부터 중국과 대만을 잇는 직항 항공노선을 개통하는 데도 합의했다. 양안관계 회복을 내건 마잉주 대만 총통의 취임 이후 첫 가시적 조처다.
천윈린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회장과 장빙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이사장은 13일 베이징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협정에 서명했다. 이들 반관영 협상기구의 만남은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이른바 ‘중국과 대만의 양국론’ 제기 이후 9년 동안 중단돼왔다.
대만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해협의 해저유전 공동개발을 중국에 제안했고, 중국은 이에 동의를 표시했다. 양쪽은 이를 통해 고유가 시대에 대처하는 에너지 협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베이징청년보>가 전했다.
중국과 대만은 다음달 4일부터 주말에 중국 5개 도시와 대만 8개 도시를 잇는 직항노선을 개설하고, 3개월 안에 화물전세기 운항 문제를 협상하기로 했다. 양쪽은 설과 청명 등 4대 명절 때마다 중국에서 돌아가는 대만 귀성객들을 위해 임시로 전세기를 운항해왔다.
중국 관광객들은 다음달 18일부터는 하루 최대 3천명이 최장 10일까지 대만을 단체 관광할 수 있게 된다. 1년 뒤에는 하루 최대 3천명이라는 제한 규정이 사라진다. 대만은 이번 협정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애초 전망치(4.8%)보다 높은 5.0%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과 대만은 또 비자 문제 등을 처리하기 위한 판사처를 베이징과 타이베이에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팡젠궈 대만 해기회 부비서장은 지금까지 중국 관광객들이 대만 방문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홍콩으로 가야 했다며 판사처가 개설되면 이런 불편함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만은 중국 위안화의 대만내 환전을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대만 일간 <연합보>가 13일 전했다. 대만 금융감독관리위원회는 지금까지 위안화를 ‘매입’만 할 수 있었던 은행이 위안화를 ‘매매’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대만내 통화 자격을 부여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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