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에이즈 등 올림픽 앞두고 부정적 인상 우려
오프라인선 외국인 비자 발급 규제 등 통제 강화
오프라인선 외국인 비자 발급 규제 등 통제 강화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인터넷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내 B형 간염이나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비정치적인 사이트조차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차단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올림픽 공안정국이 펼쳐지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중국내 B형 간염 환자들이 주로 접속하는 토론 사이트가 지난달 말 갑자기 폐쇄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5일 전했다. B형 간염 환자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사회적 차별에 대한 대책을 토론하는 이 사이트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돼왔다.
중국 당국은 이 사이트가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에 부정적인 인상을 줄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운영자 루쥔은 “당국이 접속을 차단하는 바람에 많은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당국이 그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지만, 올림픽이 빌미가 됐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엔 중국 내 에이즈 환자들을 지원하는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사이트 운영에 관여하는 완앤하이는 “에이즈 활동가의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을 사이트에서 삭제하라는 당국의 지시를 거부하자 1시간 가량 사이트가 폐쇄됐다”며 사이트가 언제라도 다시 폐쇄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최근엔 중국·대만·일본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댜오위섬(일본명 센카쿠열도)을 지키자는 운동을 펴온 중국내 사이트가 ‘불법정보’를 실었다는 이유로 폐쇄됐다. 이 사이트는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인민해방군이 군함과 전투기를 파견해 대만의 댜오위섬 수호 운동을 지원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중-일관계를 보호하려는 중국 당국의 판단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서도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규제하는 등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일반인의 복수비자 발급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귀국하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각종 물품에 대한 통관 심사도 까다로워져, 과거 20일이면 충분했던 통관절차가 1~2개월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감소하고 있다. 한때 100%에 이르던 베이징 특급호텔의 객실 점유율도 최근엔 63%로 떨어졌다. 4성급 호텔 객실의 54.5%는 올림픽 기간에 예약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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