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관리, 137만원에 사건 덮자고 회유” 폭로
최근 중국 구이저우성 웡안현에서 격렬한 주민 시위를 촉발한 여중생 살해사건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여중생의 주검을 탈취하려는 공안에 맞서 병원을 지키고 있고, 유족들은 관리들이 9천위안(137만원)을 줄테니 사건을 덮자고 회유했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숨진 여중생의 아버지는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서 “베이징에서 온 한 간부가 용의자 한 명당 3천위안씩 모두 9천위안의 보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세 명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은 현지 정부의 고위간부 아들로 알려졌다.
이 관리는 또 유족들에게 여중생의 주검을 화장용 영안실로 보낼 것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100여명은 공안당국의 시신 탈취에 맞서 병원을 지키고 있다. 유족들은 공안당국이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이미 두 차례나 시신을 탈취하려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결코 ‘악마’와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내 딸을 위한 정의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 당국자는 “소송을 낼 생각도 하지 마라”며 “이 세상에 정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아버지는 전했다.
현재 웡안현 시내에는 검거 선풍이 불고 있다. 2천여명의 경찰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300여명의 시위 주동자를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내 곳곳에는 무장경찰이 진주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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