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순방하며 미국 경유
“교민도 안만나” 중국 눈치보기
“교민도 안만나” 중국 눈치보기
총통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외 순방에 나서는 마잉주 대만 총통의 ‘보이지 않는’ 미국 체류 일정이 도마에 올랐다.
오는 12일 해외순방에 나서는 마 총통은 파라과이와 도미니카공화국 순방 기간에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오스틴을 경유할 계획이다. 두 나라는 대만과 수교한 23개 나라 가운데 중남미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마 총통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는 물론 교민들조차 만나지 않는 그림자 행보를 한다. 대만 총통부 관계자는 “마 총통은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미국 체류 일정을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미국의 관리나 의원, 학자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마 총통의 이런 행보는 자신의 미국 방문이 정치적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왕위치 총통부 대변인은 “마 총통은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 미국 체류 일정을 활용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야당인 민진당 출신의 천수이볜 전 총통은 해외순방 중 미국을 경유하려고 했으나, 중국의 반대 등으로 미국 경유를 허락받지 못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민진당은 이런 일정을 중국과 미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눈치보기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린청후이 민진당 국제관계국장은 “마 총통은 스스로를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다면 중국과 미국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그가 하는 일은 단지 대만을 비하할 뿐”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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