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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경제·대중국 정책 실망’ 대만 마잉주 지지율 추락

등록 2008-08-14 21:33

취임 100일째 79%→36% ‘MB 닮은꼴’…반대파 공세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마잉주 대만 총통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취임 이후 중국과의 관계를 급속히 개선하면서 중국의 환심을 샀지만, 경제를 살리겠다던 약속이 흔들리면서 정작 대만에선 혹평에 직면했다.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공약을 본떴던 그가 지지율에서도 이 대통령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마 총통의 지지도는 한때 80%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30%대로 곤두박질쳤다. 대만 <중국시보>의 여론조사를 보면, 마 총통의 지지도는 당선 직후인 3월24일 79%에서 지난달 말에는 35.5%로 떨어졌다. <유나이티드이브닝뉴스>의 조사에서도 마 총통의 지지도는 취임식이 열린 5월20일 66%에서 지난달 18일엔 40%로 떨어졌다.

이런 지지도는 천수이볜 전 총통이 대선에서 권력을 빼앗길 당시와 비슷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 총통이 반대자들로부터 “무능력할 뿐아니라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 역시 천 전 총통이 집권 말기에 반대편한테서 받았던 공격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마 총통의 지지도 급락은 대만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던 약속이 구두선에 그친 데서 비롯한다. 마 총통은 대선 당시 경제성장률 6%,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실업률 3%라는 야심찬 공약을 내걸었으나,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이렇다 할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의 취임 이후 대만 주가는 200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물가상승률은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8일부터 직항기 편으로 대만을 찾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첫날 1천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점차 그 수가 줄어들더니 최근엔 하루 평균 170여명에 그치고 있다. 하루에 3000명까지 불러들이겠다던 호언이 쑥쓰러울 지경이다.

이 때문에 마 총통의 중국 접근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을 비롯한 반대파들은 마 총통이 대만의 주권과 존엄을 버리고서도 얻은 게 없다며 공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대만이 중국에 대한 투자한도를 높이고, 첨단기술을 이전하려는 데 대해서도 대만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민당과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도 그의 지지도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마 총통은 취임 이후 ‘국민당이 아닌 대만의 총통’을 자처하며 국민당과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취했다. 특히 중국과 관계에서 독립파에 가까운 인사를 대륙판공실 주임에 앉혀 국민당을 자극했다.


마 총통의 인기가 급락하자 반대진영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대만단결연맹은 20일 타이베이에서 1000여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어 마 총통을 공격할 계획이다. 독립파들은 30일 ‘마 총통 취임 100일-민중의 함성’ 이란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 총통이 취임 이후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비슷한 지지도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며 두 사람의 닮은꼴에 주목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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